한겨레 신문의 백기철은 들어라. 누가 진짜 평화세력이냐?
1.
진보당에 대한 무책임과 악의적인 모략이 소위 진보언론이라는 곳에서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 모략이 공통적으로 목표로 하는 것은 바로 진보당을 해체하라는 것이다. 이 목표는 국정원의 내란음모 조작사건을 계기로 새누리당이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 목표를 이제 소위 진보언론들이 가담하기 시작했다. 며칠 전에는 경향일보의 이대근이 ‘진보를 해체하라’고 하면서 ‘진보당 해체’를 주장하더니, 한겨레의 백기철 칼럼 역시 ‘진보정치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사실은 동일한 주장을 전개했다.
백기철은 이렇게 말한다. 즉 진보당이 “미국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는 제국주의 환원론”에 빠져있다고 한다. 물론 미국이 모든 악의 근원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미국의 지배력이 곳곳에 스며들어 한국사회의 엄청난 질곡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은 백기철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작전권을 상실한 치욕, 주둔군 협정의 불평등성, FTA 체결에서 받은 부당한 대우 등등. 실로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 소위 진보언론이 이런 문제에 대해서 진솔하게 다룬 적이 있는가?
당신들은 미국의 지배력에 대해 거의 대부분 침묵해 왔다. 반면 진보당은 이런 문제를 솔직하게 제기해 왔다. (내가 진보당의 대변자는 아니지만 내가 보기에 그렇다는 말이다.) 당신들의 침묵에 비해 본다면 진보당은 마치 제국주의 환원론인 것처럼 보일 것이다. 만일 당신들이 이 문제에 대해 진솔하게 말한다면 진보당이 참고 또 참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당신들이 얼마나 무력했기에 어린 소녀들이 여중생의 죽음에 항의하면서 촛불을 들었겠는가? 광우병 파동 때 당신이 한 일이 무엇이었던가? 그래도 소위 진보언론이라는 당신이 부끄럽지 않더냐? 비겁한 당신들의 침묵이 문제이지 미국에 대해 솔직하게 비판하는 진보당이 문제인가? 당신들조차 침묵하니, 오직 진보당의 비판 목소리만 들린다.그러니 진보당이 마치 반미주의자들로만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닌가?
2.
백기철은 말한다. 진보당이 “북한을 세상의 중심으로 보는 식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한다. 또 종북타령이다. 지겹지도 않느냐? 내가 보기에 진보당의 주장은 너무나도 상식적이다. 진보당은 북한을 엄연한 하나의 국가로 대접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을 뿐이다. 북핵이나, 북의 권력 문제에 관해서 진보당은 북한의 처지를 이해한다고 했다. 그것은 북한의 처지에서 그런 선택을 취할 어느 정도의 이유가 있다는 판단에 기초한다. 그리고 이웃의 국가로서 가능한 한 주권의 문제를 침해하지 않으려는 입장 때문이다.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하고 상대의 주권을 침해하지 않으려는 시도가 추종으로 보이는가? 추종이란 곧 북한의 방식대로 우리도 살자는 의미가 된다. 진보당이 지금까지 우리도 북한 식 사회주의를 남한에 건설하자고 주장한 적이 있는가? 나는 그런 주장을 본 적이 없다. 당신들한테는 상호인정이라는 개념도 없느냐? 추종이 아니면 오직 반대뿐이냐? 오직 흑백이라는 이원적 대립구도 속에 사는 당신들의 사고방식이 정말로 구태의연한 것이 아니냐.
북한을 인정하자는 주장이 김대중, 노무현의 대북 입장과 얼마나 다른가? 북한과 정상회담을 했던 김대중, 노무현이 북핵을 제거하라고 요구했던가? 세습을 중지하라고 요구했던가? 그들도 그런 주장을 펼치지 않았다. 심지어 북한을 방문했다는 박근혜조차 그런 주장을 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면 김대중 노무현, 박근혜도 북한을 세상에 중심에 두고 사고했다는 말이냐?
3.
이번 사태도 한 번 보자. 이번 3월 달부터 북미 간에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가 있었다. 이번에 전쟁위기에서는 김영삼 정부시절 북한 공습 위기 이상으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 전쟁위기의 발단은 미국이 미니트맨이라는 핵미사일을 북한쪽으로 발사하려는 훈련 계획 때문이었다. 북한은 이 경우 핵공격을 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때 진보당이 나서서 미국에 호소했다. 먼저 사태의 발단이 된 미니트맨 발사를 중지하라는 호소했다. 그리고 이정희 진보당 대표는 설사 미국이 공격하더라도 북한이 핵공격으로 반응하면 안 된다고 간곡하게 호소했다. 그게 4월 11일 정도였을 것이다. 그리고 얼마 뒤 미국은 미사일 발사계획을 중지했다. 하지만 미국은 5월 초까지 확실하게 미사일 발사계획을 명시적으로 페기하지 않았다. 북한 역시 여전히 핵공격 준비 태세를 거두지 않았다. 그러나 어떻든 결정적인 전환은 우연이겠지만 이정희 대표가 미국과 북한에 공동으로 호소한 다음에 일어났다. 적어도 결정적인 순간에 정확하게 사태를 보고 정치적 판단을 내렸다. 그 판단의 목적은 평화였다.
이런 전쟁 위기 시에 당신, 백기철은 대체 무슨 노력을 했느냐? 도대체 사태의 발단이 된 것이 미국의 핵미사일 발사 훈련이었는데 거기에 대해 일언반구나 말한 적이 있느냐? 국제통인 당신이 그걸 모를 리가 있겠는가? 내가 알기로는 일정한 선을 넘으면 따끔하게 손 좀 봐줘야 한다고 말했지 않느냐? 그 말은 결국 전쟁 불사라는 당시 국방장관의 주장과 오십보백보이다. 물론 당신은 이렇게 덧붙였다. 누님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손을 봐줘야 한다고. 정말 웃긴다. 누님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온 민족을 쑥대밭으로 만들라는 말이냐?
그럼 당시 진보당은 어떠했는가? 사태의 발단인 미국에도 호소했다. 미국이 듣지 않자 이번에는 북한에 대해서도 호소했다. 너무 굴욕적인 호소가 아닌가? 진보당원 중에 그렇게 생각했을 사람이 있었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정희 대표의 호소에 실제로 반박하지 않았다. 민족을 살리기 위해서 기꺼이 굴욕이라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누님처럼 손 좀 봐줘야 한다는 당신과, 굴욕적이라도 평화를 요구했던 진보당, 둘 가운데 누가 진정 평화의 세력인가?
감히 미국의 전쟁 음모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비판하지 못하는 당신 백기철, 따끔하게 손 좀 봐주자면서 온 민족이 초토화되기를 기대했던 당신들. 그래 놓고는 지금 당신들은 진보당이 북한을 세상의 중심으로 본다고 비난한다. 제발 말을 바르게 해라. 당신들이야 말로 미국을 세상의 중심으로 보았다.
4.
백기철은 진보정치가 필요한 이유는 세상의 변화를 추구하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 편에 서기 때문이란다. 정말 웃기는 타령이다.
미국에 대해 굴종하면서 북한이라면 무조건 반란집단 정도로 생각하면서 세상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겠는가? 만일 그렇게 세상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면 이미 새누리당이 세상을 바꾸었을 것이다. 제발 당신들이 미국과 북한에 대해 올바른 말을 한마디라도 제대로 해 보라. 이 땅의 진보주의자들보고 미국에 굴종하고 북한을 반란집단으로 보라는 것이냐? 그건 새누리당에게나 할 이야기이지, 진보주의자들에게 할 이야기는 아니다.
사회적 약자 편을 들라고 했느냐? 정말 말은 잘한다. 그래 이 땅의 진보주의자들이 사회적 약자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 왔던 것을 당신은 무시하는가? 사회적 약자를 위해 FTA에 반대시위를 했고 용산 참사가 일어났을 때 분노했고, 쌍룡차 농성이 백골단에게 진압될 때 두 주먹을 쥐었다. 이 땅의 진보주의자가 시위를 하고 주먹을 쥐었을 때 당신들 진보언론은 무어라 했느냐? 그런 것은 다 구태이다, 북한식이다라고 하면서 비난하지 않았더냐? 그러면 그렇게 하지 않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길이 있었느냐? 당신들 진보언론이 침묵하고 있는데 달리 다른 방법이 있느냐? 티비 이미지에나 신경을 쓰면서 사회적 약자를 위하라는 말이냐?
제발 이제 그만해라. 지겹다. 정말, 진보언론이라는 당신들, 당신들이 진보당에 대해 악의적이고 무책임한 보도만 하지 않았다면 지금 진보당은 이미 세상은 바꾸어졌을 것이다. 사회적 약자는 살아났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당신들이 이 진보의 판에서 깨끗이 사라지면 진보는 부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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