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5일 일요일

[2012 오바마 캠페인] ㉑ 남자를 아는 남자, 오바마의 구글플러스




2011년 11월 23일 오전 10시(미국 현지시간), 버락 오바마가 구글플러스에도 계정을 개설하고 활동을 시작했다.(오바마 구글플러스 페이지 https://plus.google.com/u/0/110031535020051778989/posts#110031535020051778989/posts) 2011년 6월 구글플러스가 비공개 테스트를 시작으로, 9월 21일 일반 이용자에게 공개한 지 3개월여 만에 공식 페이지를 선보인 것이다.

그리고 지난 1월 30일, 오바마는 시민들과의 실시간 화상채팅을 하여 크게 이슈화되었다. 구글플러스에서 제공하는 행아웃(hangout•영상채팅 프로그램) 기능을 활용하여 미리 질문을 받고,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눈 것이다.
(구글플러스 행아웃 기능 관련 글 : http://peak15.tistory.com/305)

이 대화시간에서 반도체 엔지니어인 남편의 실직상태를 하소연한 여성 제니퍼 웨델에게 오바마는 “나에게 남편의 자기소개서를 보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남편의 자기소개서를 직접 보고 왜 훌륭한 경력을 가진 남편이 3년 동안이나 실업상태인지를 분석해보겠다”고 웨델에게 답변했다. 오바마는 행아웃에서 웨델을 포함해 5명의 시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 행아웃을 활용한 오바마와 국민들의 대화 동영상


영상 제작자인 타미르 엘터만은 올해 1월 31일 자신의 트위터에 “오바마는 지금까지 다른 후보들이 엄두도 내보지 못한 영역을 갔다”고 평가했다.
구글플러스, 어떤 서비스이고 오바마와 상대 대선 후보 롬니는 구글플러스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1. 1억 7천만명의 유령도시 구글플러스?

구글은 자사의 SNS 구글플러스에 엄청난 찬사와 기대를 표현하고 있다. 2011년 6월 말 구글플러스를 내놓고 한 달 만에 1천만 이용자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 뒤 10월 4천만명, 1월 9천만명, 4월 1억7천만명으로 이용자 수가 꾸준히 늘었다고 밝혔다.
구글플러스는 7월 현재 검색, 유튜브, 안드로이드를 비롯하여 구글의 120개 서비스와 결합돼 있다.

과거의 경우 구글에서 ‘김광현’을 검색하면 야구선수 김광현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구글플러스를 사용하여 검색하면 내가 아는 김광현을 먼저 찾아준다. 구글이 사람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구글 CEO 래리 페이지는 구글플러스를 소셜뼈대(Social spine), 소셜 종착역(social destination site)라고 부르곤 한다.



       ▲ 구글플러스가 소셜 뼈대(Social spine), 소셜 종착역(social destination site)임을 보여주는 소개 이미지


구글 플러스는 사용자의 71%가 남성이다. 디자인보다 검색 최적화를 강조한 ‘구글’이 주는 개발자적 톤 앤 매너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한다. 이렇다보니 구글플러스는 디자인의 퀄리티를 높이는 대신, 내 것과 편리하게 연동될 수 있는 기능 중심적 개발을 위주로 개편되고 있다.



      ▲ 남성 사용자 중심의 구글플러스 (출처: 온라인MBA http://www.onlinemba.com/blog/social-media-demographics/)


최근 새로 선보인 ‘구글플러스 이벤트’ 기능만 살펴보아도 이러한 특징이 잘 드러난다. ‘구글플러스이벤트’는 구글 캘린더와 연계, 친구들과 스케쥴을 잡거나 업무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 역시 자신의 일정을 기입하고 공유할 수 있는 등 단순하고 명쾌한 기능을 구현했다.
 


                                                   ▲ 구글플러스의 새 서비스 ‘구글플러스 이벤트’



오바마는 이러한 ‘기능’ 중심인 구글플러스의 특징과 ‘남성 유저’ 중심인 구글플러스 유저층을 잘 공략하고 있다. 콘텐츠는 전반적으로 ‘경제정책’과 ‘국방정책’ 등에 초첨을 맞추었고, 사회적 리더들(클린턴 전 대통령, 힐러리 국방장관 및 군사참모, 조지클루니 등)과 함께하는 사진, 정책을 고민하는 대통령의 이미지를 사용하여 ‘남성’들에게 호응을 얻어가고 있다. 이는 핀터레스트와 인스타그램 등 여성을 타겟으로 하는 매체에서 보여준 가정적 모습과 대조적이다.



                                                           ▲ 이라크전 종결을 고하는 오바마 연설 동영상
 


                                                             ▲ 힘든 결정을 앞두고 고심하는 오바마의 모습
 


                                                       ▲ 슈퍼볼 경기 당일 오바마가 풋볼 공을 쥔 모습



2. 모두에게 겸손한 남자, 오바마

버락 오바마가 구글플러스 페이지를 오픈한 이래 지금까지 총 177만 명이 오바마의 구글플러스 페이지를 구독하고 있다. 그리고 매 게시물마다 최소 80개에서 최대 3천여 건에 달하는 +1을 받고있다(평균적으로 800건 전후의 +1을 받고 있다).




  구글플러스의 +1은 페이스북의 Like와 기능적으로 유사하다.
  하지만 파급력은 Like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구글플러스에서 내가 +1을 누르고 나면, 이후 언제라도 구글에서 검색 시(구글플러스로 로그인 한 후
  검색한 결과에 한하여) +1을 눌렀던 data와 유사한 내용이 검색의 상단에 노출된다.
  물론 내 친구가 누른 +1도 나의 검색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 오바마 구글플러스 페이지 첫 게시물


첫 인사에서 오바마 구글플러스 운영진은 겸손함을 먼저 보였다. ‘구글플러스가 무엇인지 짐작하는 정도다, 캠페인과 연결되는 공간으로 쓰고 싶으니 여러분들이 아이디어를 달라’고 묻는다. 이에 771명의 사람들이 +1 버튼을 눌렀고, 209명이 이 글을 공유(reshare) 했다.

겸손한 톤앤매너는 롬니의 구글플러스 페이지 개설 첫 글과 비교해봤을 때 더욱 강렬하게 와닿는다. 롬니는 오바마보다 2주 빠른 11월 9일부터 구글플러스 페이지를 오픈하여 활동을 시작했다.



                                                           ▲ 롬니 구글플러스 페이지 첫 게시물


롬니는 첫 게시물에서 “지금부터 1년 동안, 미국인들은 새로운 대통령을 선택할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첫 문장부터 자신이 대선후보이자, 새로운 대통령이 될 인물임을 강하게 어필한다. ‘we’보다 ‘me’에 포커스가 맞춰진 콘텐츠에 사람들은 58회의 +1과 2번의 공유(reshare)로 응답해주었다.


   

      
                       ▲ 오바마 구글플러스 페이지 첫 게시물 확산도 vs 롬니 구글플러스 페이지 첫 게시물 확산도
                              (출처 : 오바마의 구글플러스 페이지 첫 게시물 확산도 : http://bit.ly/Q7sEgC 
                                        롬니의 구글플러스 페이지 첫 게시물 확산도 :  http://bit.ly/MaA2BR )



이후의 글에서도 톤 앤 매너의 차이는 명확하다.



                                                ▲ 롬니의 공격에 대응한 오바마의 구글플러스 게시물

상대를 공격할 때에도 오바마는 위트를 보여준다. “오바마의 출생증명서를 보여주는대로 그의 세금 반환을 공개하겠다”는 롬니의 아버지 발언에 “그는 우리의 머그를 보지 않는 것 같다”는 멘트를 하며, 자신의 출생증명서가 인쇄되어 있는 머그 상품을 링크로 걸어주는 여유를 보였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해당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버락오바마닷컴 채널로 연결했다. 출생증명서를 인쇄한 머그의 경우 이미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자신의 출생일(Born)을 표시하면서 활용하는 위트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 오바마가 페이스북 ‘출생’란에 업로드한 이미지(출생신고서가 프린트 된 머그)


하지만 롬니는 오바마를 깎아내리기 위해 공격의 강세를 늦추지 않고 끊임없이 증거자료를 제시한다. 2007 오바마가 아이오와주 데이븐포트에서 한 발언을 제시하며 “오바마 대통령이 지킬 수 없었던 것을 약속했다”고 지적한다. 꾸준히 공격하지만 여유는 찾을 수 없다.



                                                            ▲ 오바마를 공격하는 롬니의 게시물
    

구글플러스만 한정하면, 유권자 어필 전략으로 오바마는 ‘위트’와 ‘친밀함’을, 롬니는 ‘자신감’과 ‘강함’을 선택했다. CEO 출신으로서 롬니의 스마트함은 찾아보기 어렵다.
어찌 보면, 재선과 초선이라는 입장이 달라 선택한 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쌍방향 의사소통을 기본으로 하는 SNS의 특성에서 보면 ‘구글플러스 속에서 나와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오바마에 조금 더 가깝다.


3. 남자는 자랑하는 남자를 싫어한다

오바마의 대표적 대중 소통 프로그램인 ‘버락&미셸과 식사를(Dinner with BARACK & MICHELLE)’을 소개할 때에도 핀터레스트와 유튜브, 페이스북에서는 가족과 여성들과 함께하는 식사 이미지를 보여주는 반면, 구글플러스에서는 단순한 프로그램 소개 링크로 보여주고 끝난다. 오히려 지지자들과 함께 하는 영상을 통해 그 속에서 남자들 간에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 지를 들려준다.
 


                                                   ▲ 핀터레스트에서 보여준 가족적인 이미지



                                               ▲ 구글플러스에서 담백하게 전달하는 디너 신청 소식



                                                ▲ 오바마가 식사 중 어떤 대화를 하는 지 소개하는 영상

 

이에 비해 롬니는 강한 남자의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황무지 개간현장 연설 장면, 지지자들의 환호와 화려한 조명 앞에서의 연설 장면, 공장 현장에 걸린 성조기 앞을 걸어가는 롬니의 모습 등 자신감 있고 강렬한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 롬니의 황무지 개간현장 연설 장면
 


                                                            ▲ 롬니의 지지자 대상 연설 장면
 


                                                              ▲ 성조기 앞을 걸어가는 롬니



이처럼 타겟에 대한 접근법의 차이 때문에 롬니는 구글플러스의 +1을 100개 이상 받은 콘텐츠가26개, 200개 이상 받은 콘텐츠가 2개, 600건 이상 받은 콘텐츠가 1건에 불과한다.
하지만 오바마는 평균 300~400건 전후의 +1을 받고 있고, 500건 이상 +1을 받은 콘텐츠가 56건, 2000건을 넘은 콘텐츠도 8건이나 된다.



                      ▲ 오바마가 가장 많은 호응을 받은 구글플러스 페이지 콘텐츠(+1 2806회, re-share 1405회)



                         ▲ 롬니가 가장 많은 호응을 받은 구글플러스 페이지 콘텐츠(+1 601회, re-share 156회)
    

       

                             ▲ 오바마와 롬니가 각각 가장 많은 호응을 받은 콘텐츠의 확산도 비교
                               (+1  2,806회,  re-share  1,405회)  vs  (+1  601회,  re-share 156회)
           (출처 : 오바마 콘텐츠 확산도 http://bit.ly/Q7sOV7   /  롬니 콘텐츠 확산도 http://bit.ly/Oc990T )



  양측 모두 최다 +1을 받은 콘텐츠가 인포그래픽이라는 점은 2012 미국 대선에서 비주얼을 활용한 콘텐츠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는 지를 입증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참고1 - 오바마 팀의 인포그래픽 전략 (http://peak15.tistory.com/354)
  참고2 - 인포그래픽의 6가지 유형 분석 (http://peak15.tistory.com/330




지금까지의 구글플러스를 평가해보면 SNS로서 구글플러스는 아직 성인식을 치르기에 조금 부족하다. 하지만 거대 공룡처럼 끊임없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곧 성인식을 치를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성인식을 치루는 순간, 구글은 구글플러스를 통해 빅 데이터 시대의 절대 강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구글플러스라는 매체의 특성과 타겟을 잘 이해하고, 그에 맞는 최적의 전략을 수립하여 자신을 브랜딩하고 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극한 네거티브 양상의 선거전 속에서도, 구글플러스 속 롬니는 조급함이 묻어나는 추격자로서의 매서운 공격을, 오바마는 여유 있는 리더의 반격을 보여주고 있다. SNS 선거의 중요성을 알고있는 오바마의 섬세한 운영전략이 돋보이는 양상이다. 그리고 구글플러스 유저들은 조급함보다는 여유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 글 : 채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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