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5일 일요일

[2012 오바마 캠페인] ⑤ 올해 선거혁명은 '핀포인트 타깃팅' 일각고래(Narwhal)를 잡아라



미국의 역대 선거 캠페인에서 나타난 기술 혁명을 하나씩만 꼽는다면? 정치 블로거이자 <스시 이코노미> 저자인 사샤 이센버그(Sasha Issenberg)가 선정한 리스트는 이렇다.

      1996 후보자 웹페이지 등장
      2000 인터넷 기부 시스템 도입
      2004 캠페인 온라인 조직 등장 
      2008 소셜미디어 본격 등장

2012년 미국 대선에선 어떤 기술이 역사에 남을 수 있을까이센버그는 유권자 데이터 통합에 기반한 핀포인트 타깃팅에 한 표를 던진다오바마팀이 현재 일각고래(Narwhal)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극비리에 진행하는 이 기술에 많은 전문가들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이센버그의 보도에 따르면일각고래 프로젝트는 풀 데이터 통합(full data integration)’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유권자의 개인 정보기부 내역자원봉사 참여 여부 등을 한 곳에 저장하고관리하고유통하는 시스템이다.

전문가들은 이 단일 시스템이야말로 역대 선거와 차별화되는 유권자 정보를 담은 정보망으로이번 선거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풀 데이터 통합의 효과는 크게 두 가지다첫째기존 데이터베이스에서 누락된 유권자 정보를 실시간 업데이트할 수 있다둘째프로그램별로 분산된 데이터베이스를 통합할 수 있다결과적으로 캠페인 수뇌부부터 지역 선거 사무실까지 전국 유권자 정보를 공유한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2008년 선거 당시 오바마 캠프가 수집한 개인정보는 양은 많았지만허수가 많았다오바마 캠프의 허브 사이트인 버락오바마닷컴이나 지역 사무실에서 수집한 개인정보 중에는 나이성별선호 정당 등의 기본 정보가 빠진 경우가 많았다미국 유권자 정보 전문 판매회사에서 구입한 정보도 함께 활용했으나데이터가 개별적으로 관리됐다.

데이터 통합은 역대 선거 캠프가 가진 숙제였다미국 선거전에 컴퓨터가 도입된 1980년대 이래, 각 선거 캠프는 자원봉사 운영 프로그램캠페인 재정과 예산 프로그램유권자 파일과 이메일 프로그램 등을 각각 개발해 사용해왔다.
  
▲ 2008년 오바마 선거 당시 온라인 캠페인 전략과 시스템 구축사로 이름을 날린 블루 스테이트 디지털의 홈페이지. 2010년 브라질 대선에 이어, 올해 프랑스 대선에서도 온라인 캠페인 파트너로 뛰고 있다.

오바마팀은 2008년 선거 당시 디지털 캠페인 전문회사 블루 스테이트 디지털사에게 용역을 맡겨 보트빌더(VoteBuilder)’ 데이터베이스를 개발했다.

미국 전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구축되기 시작한 보트빌더 데이터베이스에는 버락오바마닷컴 웹사이트에 가입한 사람들의 정보문자메시지 발송 후 응답 내용 등이 차곡차곡 쌓였다. 2007년 오바마가 대선 후보로 나선 이래 자체 데이터베이스인 빌드 더 호프(Build the Hope)’에 자원봉사자 명단을 축적했다기부금 모금팀은 모금팀대로 데이터베이스를 따로 만들었다시스템별로 팀장도 달랐다처음부터 긴 안목으로 데이터베이스를 통합 설계하지 못했던 것이다. 2008년 대선 때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게 당시 캠페인팀에서 일했던 사람의 증언이다.

 
 ▲ 오바마 재선 캠페인을 진두지휘하는 시카고 사무실. 2011년 4월 문을 연 이곳에서 3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출처: 뉴욕타임스)

당시 오바마 캠페인팀에서 축적한 데이터는 어마어마한 분량이다잠재 유권자 17천만명온라인 서포터 13백만명정치헌금 기부자 3백만명에 달한다이들 중 동일인물은 누굴까아쉽게도 2008년 시스템으로는 그들 중 중복된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동일 인물을 찾으려면 블루 스테이트 디지털사에서 구축한 데이터베이스와 기존 캠페인팀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를 수동으로 교차 입력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당연히 시간도 많이 걸리고효율성도 떨어졌다.

올해 상황은 달라졌다현재 오바마팀 선거운동원들은 온오프라인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즉시 시카고 재선 캠프 사무실에서 새로 구축한 데이터베이스에 누락된 정보를 채우는 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웹사이트와 모바일에서 실시간 업데이트가 가능해진 것이다. 2008년에 외부에서 시스템을 구축했다면, 이 모든 과정이 '인하우스'로 진행되고 있다.

유권자보다 유권자를 더 잘 아는 '핀 포인트 타깃팅' 

시카고팀에서 코드명 일각고래 프로젝트로 이름 붙인 이 작업은 풀 데이터 통합(full data integration)’이 목표다.분산된 데이터베이스를 하나로 연결하고새로 수집된 정보를 실시간 입력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풀 데이터 통합의 효과는 '핀포인트 타깃팅'이다. 

유권자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선거운동을 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예를 들어 선거운동원들이 유권자 집을 방문할 때 오바마팀 자원봉사자로 이미 등록한 사람의 집을 더 이상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타깃 이메일을 발송하는데도 효과가 크다개인당 정치기부금 상한선을 이미 달성한 사람에게는 더 이상 기부금을 더 내라고 귀찮게 이메일을 보낼 필요가 없다대신 자원봉사자로 일해 달라고 권유하는 등 새로운 동기유발을 할 수 있다.

일각고래 프로젝트를 통해 구축될 데이터베이스는 오바마 뿐 아니라향후 미국 민주당 후보자들에게도 귀중한 자산이 될 전망이다 

바다의 유니콘 '일각고래(Narwhal)'

▲ 뿔이 하나 달려 '바다의 유니콘'으로 불리는 일각고래.
(출처 : 위키피디아)

 유권자들의 데이터를 통합하는 프로젝트명을 왜 ‘Nawhal(일각고래 또는 외뿔고래)라고 붙인 걸까?

일각고래'는 북극에 사는뿔이 하나 달린 고래로 바다의 유니콘이라고도 불린다오바마 캠페인팀은 이름의 유래는 물론프로젝트 세부 내용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뉴스위크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캠페인팀 시카고 사무실 벽에 붙은 일각고래 사진을 보고 이름을 지었다고 추정한다뿔이 하나라는 점에서 프로젝트의 목적이 정확한 일점 타깃에 소구하기 위한 '핀포인트 타깃팅'과 걸맞다는 점에서 타당해 보인다의미야 어떻든캠페인팀에서 극비리에 추진하는 프로젝트로외부에 노출되는 정보는 극히 미미할 듯하다.


글·Peak15 부설 소셜캠페인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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