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5일 목요일

이정희 대통령 후보 쌍용자동차 문제 해결 1,000배 기원제 발원문


이정희 대통령 후보 쌍용자동차 문제 해결 1,000배 기원제 발원문
쌍용차 일천 배에 들어가며, 하늘을 날고 싶었습니다. 
 



하늘을 날고 싶었습니다.

2009년 여름, 쌍용차 도장 공장 옥상에 날아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이분들도 저와 똑같이 가족이 있고 김치찌개 끓는 밥상이 그리운 사람들이라는 것을 세상에 말하고 싶었습니다.

 
정작, 하늘을 나는 사람을 보던 날,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86일의 굴뚝농성을 마친 날, 좁은 굴뚝에 스스로를 가두고 지내야했던 노동자는 자신의 다리로는 내려올 수 없어 헬리콥터에 매달려 하늘을 날아야 했습니다.



부끄럽고 죄스러운 기억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 때 도장 공장에 들어갔더라면, 조현오 경찰청장이 억지로 밀어붙였다는 경찰 진압만큼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사회적 보증이라며 정당과 국회의원들 나서서 노사 간 합의서 확인해놓고도, 복직 약속된 시간이 와도 지켜만 본 것 아닌가, 왜 물러서 있었던가.

총선만 잘 되면 다 해결하겠노라 큰 소리 쳤던 것 아닌가, 왜 미뤄두었던가.

 
회사가 비정규직 고용 늘리면서도 블랙리스트 만들어 조합원은 안 받는다는 말 듣고도, 근로기준법의 재고용의무조차 완전히 무시되는 상황이라 판단하고서도, 해봐야 되겠나 지레 주저앉은 것 아닌가, 왜 더 크게 말하지 못했나.

저도 아파요, 때마다 말 보태는 것, 장례식마다 얼굴 비치고 조사 몇 마디 하는 것으로 제 할 바 했다고 여긴 것인가, 왜 정리해고의 진실을 정면으로 파고 들어가지 못하고 에돌았던가.


진보정당 키워주었으니 뭔가 해내겠지 기대했던 분들을 오랜 기다림으로 실망 더하게 해드렸습니다. 제가 책임져야 할 일, 제가 사죄드려야 할 시간입니다.

 
아프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고통 끊어내지 못해 죄송합니다.

무엇을 하겠다 말하기 전에, 희생되신 분들과 아픔 겪는 분들 앞에 죄스러운 기억 다 드러내려 합니다. 용서를 구합니다. 부끄러움 다 털어놓고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2012년 10월 25일
쌍용차 분향소에서, 일천 배를 시작하며
통합진보당 대통령 후보 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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