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5일 일요일

[2012 오바마 캠페인] ④ 메시지를 변주하라~ 6가지 이메일 큐레이션



한 집에 사는 부부도 내용이 다른 이메일을 받는다?

지난 3월 1전 언론학 교수 대니얼 싱커(Daniel Sinker)는 오바마 캠페인팀 차장(Deputy Campaign Manager)인 줄리아나 스무트(Juliana Smoot)에게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같은 날 싱커의 부인도 스무트가 보낸 이메일을 받았다그런데 흥미롭게도 부부가 받은 이메일은 소재는 비슷하나 내용이 조금 다르고기부금 요구액도 각각 20달러, 25달러로 달랐다.

그렇다면 오바마 캠페인팀은 대상별로 다른 이메일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얘기다같은 날같은 주제로 보낸 이메일이 몇 종류인지대상별로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진 싱커는 자신의 트위터로 흥미로운 질문을 했다자신처럼 오바마팀에게 3월 1일 목요일 이메일을 받은 사람은 상세 내역을 알려달라는 주문이었다.


            ▲ 댄 싱커와 <프로퍼블리카>팀이 이메일 수신자들에게 크라우스소싱을 요청하는 트윗
          
스무트 시트를 보낸 190명의 이메일 공개

트위터리안들이 그의 트위터 링크 주소를 클릭하면 일명 스무트 시트에 이메일 제목/기부금 요구액/이메일 본문/성별과 나이/사는 지역/기존 Obama for America에 기부한 적이 있는지를 적어 보내도록 했다. <프로퍼플리카>편집진도 이에 가세해 트윗과 링크된 스무트 시트로 이메일 내용을 수집했다.

        ▲ 오바마 캠페인팀 줄리아나 스무트에게 받은 이메일 분석을 위한 '스무트 시트'.

그 결과 스무트 시트를 적어 보낸 사람은 모두 190. 31개 주와 워싱턴시에서 보낸 이들 이메일을 분석해보면 같은 날 6개의 다른 이메일 버전을 보냈음을 알 수 있다. 결과는 프로퍼블리카에 공개됐다.

            ▲ <프로퍼블리카>는 이메일 1부터 6까지 제목, 본문, 기부금 요청 액수 등을 자세히 비교했다.
               
스무트는 이메일에서 버락과 함께 식사를(Dinner with Barack)‘의 주인공이 된 메릴랜드주에 사는 자넷을 인용하면서당신도 기부금을 내면 행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메일 6개 버전은 미세하게 다르다이메일 제목은 6종류로, ‘자넷은 방금 알았다’ ‘다음 (식사)자리는 당신 차례?’ ‘자넷을 만나다’ 등이다. <프로퍼블리카편집진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대상자의 기부 전력신용카드 등록 내역에 따라 제목이나 본문 내용이 다른 이메일을 보냈다그러나 제목 뿐 아니라 발송자 이름형식본문 내용발송시간도 각각 다른데그 이유는 분명치 않다 (캠페인팀은 분명한 이유를 밝히기 거부했다).

편집진은 캠페인팀에서 보유한 우편번호종교와 정치 성향페이스북 프로파일’ 등에 따라 다른 이메일을 보냈을 거라고 추정한다또한 평소 이메일을 받아보다가 목요일인 이날 이메일을 받지 못한 경우그 이유를 추적해보니 목요일에 발송된 예전 이메일을 열어보지 않은 사람에겐 목요일 발송을 중지했다고 추론했다.

         <이메일 종류별 특징

이메일 종류
받은 사람
기부금 요청액*
본문 내용
대상자 중
기부 전력(%)*
1타입
155
3달러, 25달러
지금 기부해서 버락과 함께 식사를’ 기회를 잡아라
약 70%
2타입
11
3달러, 15달러, 25달러
행운의 식사 기회를 잡은 사람은61세 할머니임을 강조
약 60%
3타입
7
3달러, 15달러,
190달러
청장년층 대상간단한 문장 사용
약 70%
4타입
6
3~300달러
기부 전력이 있고신용카드 정보가 저장된 사람들에게 카드 기부 권유
100%
5타입
6
3~300달러
식사권 권유를 빼고저장된 신용카드 정보로 쉽게 원클릭 기부할 수 있음을 강조
100%
6타입
4
3~25달러
최근 기부한 사람들 대상으로 조금 더 기부하면 식사권 행운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
100%
*일부 이메일 타이별 기부금 액수와 기부 전력(%. 100% 제외)는 선 그래프로 표시되어 추정치를 제시.

이메일 큐레이션 실험

오바마 캠페인팀에서 이처럼 다양한 이메일을 시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타깃별로 기부를 독려하는 목적 외에이메일 한 통에도 수신자의 반응을 가장 잘 이끌어낼 수 있는 콘텍스트를 찾는 실험을 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큐레이션의 시대>의 저자 사사키 도시나오는 “1차 정보를 발신하는 것보다 그 정보가 가지고 있는 당신에게만 필요한 가치와 같은 콘텍스트를 부여할 수 있는” 정보 큐레이션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오바마팀이 보낸 6가지 이메일은 이메일 큐레이션의 사례를 보여준다이메일의 제목본문행동 촉구 방식까지 미세한 차이가 어떤 피드백으로 나타나는지 캠페인팀에서 수집하고 분석한 결과가 차후 이메일 발송에 반영될 전망이다.

스토리의 재생산과 유통

한편 자넷의 사례는 한 가지 콘텐츠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사례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캠페인팀 이메일 발송 → 자넷의 기부 → 이벤트(오바마와 식사를당첨 → 당첨 사례 공개(버락오바마닷컴및 당첨자가 이메일로 기부 촉구 → 새로운 당첨자 선정 → 사례 공개 등 스토리를 유통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생산하는 좋은 본보기다.

“25달러로 오바마와 식사를” 주인공 자넷은 누구?


슈퍼마켓 주차장에 있었는데...갑자기 전화벨이 울리더라고요뛰쳐나와서 소리를 질렀어요마치 열기구를 타고 온 세상을 날아가는 것 같았어요.”

메릴랜드주에 사는 자넷은 오바마와 식사 초대 주인공이 된 소감을 호들갑스럽게 털어놓는다.

올해 첫 버락과 함께 식사를(Dinner with Barack)’ 주인공으로 선정된 자넷은 손주 넷을 둔 할머니평소에 가족과 함께 식사하면서 대통령과 함께 식사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를 바랐는데꿈이 현실이 되니 이 얼마나 축복인가하면서 기뻐한다.

오바마 캠페인팀은 자넷의 스토리를 다양하게 활용했다버락오바마닷컴 블로그자넷의 이메일캠페인팀의 이메일 등에 소개하면서 기부를 촉구하는 메시지로 인용했다.

식사 주인공으로 선정되기 바로 전 주에 버락오바마닷컴에 25달러를 기부했다는 자넷은 캠페인팀 이메일에 자신의 사연을 공개하며 기부를 권했다.

3달러의 휴먼 드라마

저는 이틀 전에 행운의 주인공이 됐어요몇 시간 안에 저처럼 행운의 주인공이 될 사람을 선정합니다제 이야기가 당신에게도 영감을 줘서 나와 함께 이름을 올렸으면 좋겠네요. 3달러를 기부하면 자동으로 버락과 함께 식사를의 후보자가 될 수 있답니다.”

자넷은 평소 자신이 기부를 늘 해온 사람이 아니라면서이메일을 받고 25달러를 기부한 게 전부라고 말한다. “우리 가족들이 식사하듯 지지자들과 함께 앉아서 식사할 수 있는 대통령의 배려에 감동해서 기꺼이 기부를 했다고 한다.

자넷의 이메일은 캠페인팀 루퍼스 지포트(Rufus Gifford)의 메일과 함께 배달됐다. ‘마감까지 세 자리가 남았다불과 한 시간 후면 두 번째 당첨자가 결정된다당신의 이름을 거기 올리고 싶다면 바로 지금 3달러를 기부할 때라고 촉구한다.
자넷의 사례는 개인의 스토리를 이벤트에 연결시키고, 이벤트를 새로운 기부 액션으로 연결시키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단돈 3달러 기부로 대통령과 식사를 할 수 있 매력적인 아이템 'Dinner with Barack'. 식사 자리에서 오바마는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올리고, 첫 데이트 이야기를 꺼내며 격의 없이 어울린다.'상석' 따위는 없다. 3달러의 각본 없는 휴먼 드라마는 유튜브와 버락오바마닷컴에 공개된다. 오바마의 캐릭터에 가장 잘 맞는 기획물. 올 재선 캠페인에서 계속 주목받을 이야깃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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