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9일 월요일

[퍼옴] 포데모스와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투리온

포데모스와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투리온  [Vol.372 - 2014/12/23]

1. 포데모스의 등장

 지금 스페인은 “역사적인 실험”을 경험하고 있다. [포데모스, Podemos]라는 새로운 정당의 등장 때문이다. “우리는 할 수 있다!”라는 뜻의 스페인어로 명명된 이 정당은 순식간에 보수-진보 양당체제로 지속되어온 정치지형을 무너뜨리고 말았다집권여당인 [국민당, PP]과 야당으로 여기에 맞서온 [사회노동당, PSOE]의 장기적인 정치구도를 [포데모스]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대중”의 지지를 업고 곧바로 제3당의 위치를 넘보면서 집권까지도 노리고 있다.

2. 꽁지머리의 활약

 [포데모스]가 스페인뿐 아니라 유럽인들의 깊은 관심까지 불러 모으게 된 것은 이 정당을 이끌고 있는 꽁지머리의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투리온(Pablo Iglesias Turrión) 때문이다그는 올해 36세의 대학교수로 좌파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라 투에르카, La Tuerka]의 진행자였는데 현재는 [포데모스]의 당수이자 유럽의회 의원으로 활약하고 있다그렇다고 해서 변사처럼 말만 그럴듯하게 늘어 놓는 팔방미인은 아니다그는 지적으로 철저하게 다져진 “실천적인 이론가”로서 대중을 상대로 설득력을 지닌 정확한 논리도 구사하고 있다그는 스페인 노동자와 농민의 생활을 닮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다개혁의 전통은 그의 가계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할아버지는 프랑크의 독재에 맞섰으며 아버지도 진보적 성향의 인사였다그는 멋으로 꽁지머리를 하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한다는 의미”로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한다.

3. 탄탄한 지적 기반

 그는 30대 초반까지도 이론 정치학 분야의 유능한 교수였다마드리드의 [콤플루텐세 대학, Complutense University]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2008년에는 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카롤로스 III세 대학, Universidad Carlos III]과 스위스의 [유로피안 대학원, European Graduate School]에도 수학했다그는 대학에서는 “뛰어난 학생”으로 선정되었으며 대학원에서는 정치이론과 정치사상사를 연구했다이 분야 외에 매스 미디어와 정신분석학 분야도 전공했으며 다수의 학술논문을 발표하기도 했고 연구저서도 간행했다대학 시절에는 “기숙사에서 도서관으로 가는 길만 걸어 다녔던 꽁생원”이었다그러면서도 “스페인의 현실을 분석하고 새로운 내일을 위한 과제를 채득할 때까지는 대학의 연구실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 다짐하곤 했다.

4. 새로운 실험

오늘의 이데올로기 지형도에서 보면 [포데모스]는 진보진영에 속한다이 점에 대해 그는 이렇게 주장한다. “스페인의 역사와 전통을 아낀다는 점에서 보면 나는 민족주의자다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해야 한다는 점에서 보면 세계주의자다그러나 세상이 달라져야 하고 더 좋은 미래를 확신한다는 점에서 보면 낙관주의자다이런 것이 진보주의라면 나는 기꺼이 그 이름을 받아들이겠다.

[포데모스]의 가장 중요한 조직 원칙은 당원의 직접 참여와 여기서 행해진 토론을 통해 중요 안건을 결정하는 민중대회의 형식을 취한다는 점이다한두 사람의 정치 보스들이 주도하는 정책을 추인하고 따라가는 식의 정당이 아니라 직접 참여와 직접 결정의 정당체제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이 점에서 지역감정이나 계급갈등 또는 낡은 이념의 깃발로 “전업 정치인”의 연명을 위한 “자리 나눠 먹기 식의 정당”과는 구분되는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그 때문에 [포데모스]는 스페인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새로운 정당으로 그 파문을 점점 넓혀가고 있다. ()


원문출처:한국공동체문화연구소 http://www.ccri.or.kr/sub/weekly_focus.php?default=0&page=1&mode=view&idx=470&PHPSESSID=3228f9dfdbc37fb38cb19c7719c1fae6

2014년 12월 15일 월요일

[프레시안] 차베스 이후, 베네수엘라는 몰락하고 있는가?

차베스 이후, 베네수엘라는 몰락하고 있는가?

[기고] 베네수엘라의 새로운 혁명 주체 : 대중


안태환 부산외국어대학교 중남미지역원 HK교수 2014.11.20 14:46:39

지난 8월 베네수엘라에 다녀왔다. 차베스가 2013년 초반에 세상을 떠나고 베네수엘라의 정치 지형의 가장 큰 특징인 정치적, 사회적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다. 친(親)차베스 진영과 반(反)차베스 진영의 갈등과 대립이 계속해서 심하다. 새로운 '사회주의' 혁명을 진행시키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두면 당연하다.

버스 노동조합 지도자 출신인 현재의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가 차베스만큼 개인적 카리스마가 크지 않아 더 어려움이 큰지도 모른다. 이에 그치지 않고 생필품, 전기, 수도 등 경제생활의 기초 재화 부족, 정부에 의한 물가 통제의 부작용인 생필품 밀수, 매점매석 및 치안 상황의 악화, 외환 보유고의 감소 등 다양한 악재 또는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차베스 혁명'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1973년 9월 11일 칠레의 아옌데가 피노체트에 의해 폭력으로 무너졌었다. 아옌데도 당시 기초 재화 공급의 문제가 심각했지만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칠레의 일반 대중이 혁명 상황의 주체로 변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겉만 보면 차베스 사후 베네수엘라도 비슷하다. 하지만 베네수엘라는 다르다.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난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영국 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쳐온 포스트마르크스주의자 에르네스트 라클라우에 의하면 '(급진적) 대중'은 저절로 그리고 선험적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많은 사회에서 변혁을 지향하는 것은 소수의 지식인과 소수의 시민이다. 대개 대중은 소비 대중의 정체성을 가진 비정형이다.

그렇다면 베네수엘라 대중은 어떤 모습인가? 베네수엘라 친차베스 진영의 핵심은 노동조합이나 정당이 아니고 '대중 부문(sectores populares)'이다. 여기서 일컫는 대중은 시민 모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으로 배제되어온 가난한 사람들을 의미한다. 이들은 1980년대처럼 계급으로 호명되는 이들이 아니다.

라클라우는 비정형 대중의 정체성은 기득권층의 공격이 있을 때 여기에 어느 사회 그룹이 저항하고 다른 그룹과 접합하고 연대를 하는지에 의해서 형성된다고 주장한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베네수엘라에서 1차적으로 1989년의 '카라카소(대규모 대중 소요)'에서 그리고 2차적으로는 2002년의 '반차베스 쿠데타'와 '석유 파업' 당시 지금의 대중이 형성되었다.

흥미롭게도 1998년 대통령 당선 이전에 차베스는 이미 헌법의 전면적 개정의 복안을 가지고 있었다. 이 헌법에서 바로 미디어와 대기업(시장)의 권력이 아닌, 새로운 집단적 주체로서의 '대중' 권력을 상정하고 있다(제82조). 따라서 차베스 혁명의 급진적 변혁의 의미는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의 민주주의 체제의 약점인 가난하고 평범한 대중의 배제를 극복하려는 광범하고 파격적인 새로운 직접 민주주의의 실천을 지향하였다는 데 있다.

▲ 베네수엘라에서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을
꿈꿨던 우고 차베스(1954~2013년).
ⓒwikipedia.org
베네수엘라 직접 민주주의의 중심적 제도는 바로 '주민 평의회'이다. 직접 민주주의의 모범 사례로 한국 사회에서도 자주 거론되는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의 시민 참여 예산제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베네수엘라 이것과 비교될 수 없다. 주민 평의회는 베네수엘라 전체 계급에 골고루 배치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주로 도시 빈민가와 농촌에 있다.

주민 평의회는 2002년 정치적으로 커다란 위기 시에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법적으로 제도화된 것은 2006년이었다. 바로 이 해에 차베스는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을 선언했다. 물론 이 급진적인 제도는 백지 상태에서 나오지 않았다. 바로 이 점이 중요하다.

이미 베네수엘라에서는 1980년대부터 이렇게 비슷한 빈민가의 동네 공동체가 작동하고 있었다. 라틴아메리카의 1980년대는 주류 언론이나 학자들에 의해 "잃어버린 10년"으로 불린다. 그러나 비판적 시각에서 보면 이 시기는 '사회운동'의 시기였다.

외채 위기에 대해 대안으로 국제 금융 기관 등에 의해 강제로(?) 도입된 체제가 신자유주의이다. 알다시피 신자유주의에 한국 사회가 보였던 모습은 1997년 국가 주도에 의해 많은 국민들이 금 모으기(?)에 나섰던 것으로 상징된다. 베네수엘라는 달랐다. 동네 공동체를 이루고 기득권층 또는 중산층과 전혀 다른 가치관과 문화를 유지하고 있었던 가난한 대중이 자신들의 생존권 확보를 위해 곧바로 신자유주의 정책 집행에 대해 저항했다.

이들 대도시 대중이 사는 빈민가가 '바리오(barrio)'다(브라질의 경우에는 '파벨라'로 부른다). 우리식으로 이야기하면 '달동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곳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은 기득권층의 삶의 방식 또는 문화와는 다른 문화(메렝게, 꿈비아 등의 춤과 음악을 즐기고 즉흥성이 강하다)를 가지고 비공식적(예를 들어, 행상 등)인 일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며 그들만의 강한 연대성을 보였다.

이들은 대부분 1950~60년대 라틴아메리카의 산업화, 도시화의 시기에 시골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다. 그들은 우리의 경우와 달리 공업 부문에 취직할 수가 없었다. 이들의 저항 또는 시위가 1990년대로 이어져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시위로 지속되고, 여기에 중간 계급도 참여하고 어젠다도 다양한 공공성의 이슈로 확산된 것을 바로 베네수엘라의 '사회운동'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이 사회운동이 차베스 집권과 차베스 혁명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현재의 정치적 위기에서도 마두로 정부를 향한 대중의 지지를 가능케 했다. 그리고 그 에너지의 핵심적 존재가 바로 '주민 평의회'이다. 실제로 주민 평의회는 베네수엘라의 사회관계 또 권력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4년 2~3월에 있었던 반차베스 성향의 학생들이 중심이 된 격렬한 시위의 극복 또 반마두로 정부 쿠데타 음모의 분쇄 등의 맥락에는 주민 평의회로 상징되는 이들 대중이 있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신자유주의 시기에는 단순한 거리 시위 외에는 대중이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러나 차베스 집권 이후에는 주민 평의회를 통해 대중 권력이 행사되고 있다. 기존의 대의 기구 예를 들어, 지방 의회와 지방 정부는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이들 대중이 직접 민주주의의 주체가 되고 있다. 이들이 주체로 새롭게 출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제도적 장치들과의 '단절'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의회 민주주의를 완전히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베네수엘라는 지금 애매한 경계에 있다. 과거 역사의 맥락과 앞으로의 유토피아적 이상 사이에서 흔들리며 정체성을 새롭게 형성 중에 있는 것이다. 핵심은 대중 권력의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여기에 국가가 깊이 개입하는 것이다.

이것은 신자유주의 모델과는 전혀 다른 모델이다. 이를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들 대중은 근대성 시민적 질서의 범주 밖의 "비공식적"이고 사회적으로 배제된 존재들이다. 1980년대와 1990년대를 통해 사회적, 경제적 배제가 진행된 것에 대한 차베스 집권 이후 이들 대중과 정부의 응답이라고 할 수 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복지 국가의 능력이 축소되었다. 이에 대해 이들 대중은 예를 들어, 세금 같은 것을 내지 않고 불법적으로 토지를 점유하고 불법 무허가 건물을 짓고 살았다. 이들은 일반인들과 분리된 산동네 같은 곳에 산다. 스스로 집을 짓고 그 장소를 지키기 위해 투쟁한다. 자기들 스스로가 가장 가난한 사람들임을 인식하고 집단적 사회적 주체로 출현한 것이다.

이들은 더 이상 노동조합 또는 정당에 기대지 않는다. 그리고 자본주의 시장 범주 바깥에서 그들 스스로의 방법으로 생존한다. 또 독특한 하위 주체적 문화를 가지고 산다. 사회의 다른 부문의 논리와 대결하고 저항하며 산다. 가난하지만 '축제'적 정신을 가지고 산다(살사, 메렝게, 바예나또, 란체라, 락, 힙합, 볼레로 음악을 즐긴다). 그리고 생존하기 위해 서로 연대하는 방법을 안다.

평등의 이상을 가지고 오랫동안 살아온 이들은 집단적 '기억'의 독특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1980년대 말까지는 이들은 시혜적인 사회 정책의 대상이었고 지배적 정당과 연계되는 '연고주의(퍼주기)'의 망 속에 있었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대로 1990년대부터 새로운 주체가 되기 시작했다. 자유주의(대의주의) 정치 제도 자체를 거부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1978년의 선거 기권율이 12.5%였다가 1989년에는 이것이 54.4%로 증가했다. 이렇게 된 맥락은 신자유주의 시대에 정상적 노동과의 연계가 끊어졌기 때문이다. '동네' 외에는 기댈 데가 없어진 것이다. 1990년에 이미 동네 공동체가 약 1만 개에서 1만2000개 정도 되었고 카라카스에만 약 200개 정도 되었다.

이 동네 공동체에서 비롯된 주민 평의회의 정치철학은 루소가 언급한 '자기 통치'의 정신이다. 특히 1980~90년대에 스스로 만든 도시토지위원회(CTU), 건강, 교육, 스포츠 등의 공동체 활동이 현재 베네수엘라 정부의 미션 사업과 연계되어 있다. 2006년 현재, 물위원회 6600개, 도시토지위원회 6740개, 공동체 은행 3600개 정도다. 라틴아메리카의 사회운동 단체는 미국 등과 달리 정치와 거리를 두고 분명한 이익 범위를 두고 있는 안정적인 단체가 아니라 매우 유동적이고 즉흥적이고 또한 매우 정치적이고 경계가 애매한 성격을 가진다.

2011년 현재, 주민 평의회는 약 4만3000개다. 카라카스에만 약 1500개가 있다. 술리아 주와 라라 주에 많다.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차베스 혁명이 소리 없이 진행된 것을 의미한다. 평균적으로 공동체 구성원의 약 67%가 평의회 회의에 참여한다. 주로 공동체의 즉각적 문제 해결을 지향한다.

예를 들어, 81%의 프로젝트는 인프라 건설에 대한 것이다. 주민 평의회에 대한 주민들 평가는 아주 우수 70%, 우수 74%이고 나쁘다 53%, 아주 나쁘다 48%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61%)은 시정부 등의 행정을 공동체에 이관하는 것을 지지한다. 출석률을 보면 자주 참석, 또는 가끔 참석을 합하면 약 67%가 된다.

주민 평의회를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시장 또는 읍장이다. 가장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이런 직접 민주주의로의 변화를 뒷받침하는 중앙 정부이다. 그렇다면, 주민 평의회가 안정적인 정치적 공동체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현재의 모습만으로는 이 질문에 확실한 대답을 할 수 없다.

'애매성'을 21세기 사회주의의 특성으로 이해한다면, 앞으로도 우리는 베네수엘라에서 진행중인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을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안태환 부산외국어대학교 중남미지역원 HK교수


원문출처 :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21855

2014년 12월 14일 일요일

[노래에서 우리를 세상을 고민해보기 3] #존레논 민중에게 권력을 Power to the people

[노래에서 우리를 세상을 고민해보기 3] #비틀즈레볼루션

Power to the people 민중에게 권력을
                                                        By 존레논

Power to the people 민중에게 권력을
Power to the people 
민중에게 권력을
Power to the people 민중에게 권력을
Power to the people 
민중에게 권력을
Power to the people 민중에게 권력을
Power to the people 
민중에게 권력을
Power to the people 
민중에게 권력을
Power to the people, right on
민중에게 권력을 즉각
1. Say you want a revolution
We better get on right away
Well you get on your feet
And out on the street
혁명을 원한다고 말하라. 지금 즉시 실시하자. 발을 딛고 거리로 나가자.
Singing power to the people
Power to the people
Power to the people
Power to the people, right on
노래부르자 민중에게 권력을...
민중에게 권력을
민중에게 권력을
민중에게 권력을 즉각!
2. A million workers working for nothing
You better give 'em what they really own
We got to put you down
When we come into town
수많은 노동자들이 아무런 대가없이 일을 한다.
너희들은 노동자들에게 그들이 실제로 소유하는 것을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우리가 거리로 나갔을 때우리는 너희를 끌어내릴 것이다.
Singing power to the people
Power to the people
Power to the people
Power to the people, right on
노래부르자 민중에게 권력을... 민중에게 권력을
민중에게 권력을
민중에게 권력을 즉각!
3. I gotta ask you comrades and brothers
How do you treat you own woman back home
She got to be herself
So she can free herself
동지들과 형제들에게 묻고 싶다.
어떻게 당신의 여성들을 집안에 가두어 둘 수 있는가.
그녀들은 그녀 스스로가 되어야 하고그래야 스스로를 해방시킬 수 있다.
Singing power to the people
Power to the people
Power to the people
Power to the people, right on
Now, now, now, now
노래부르자 민중에게 권력을... 민중에게 권력을
민중에게 권력을
민중에게 권력을 즉각!지금지금지금지금
Oh well, power to the people
Power to the people
Power to the people
Power to the people, right on
아 그래민중에게 권력을
민중에게 권력을
민중에게 권력을 즉각!
Yeah, power to the people
Power to the people
Power to the people
Power to the people, right on
아 그래민중에게 권력을
민중에게 권력을
민중에게 권력을 즉각!
Power to the people
Power to the people
Power to the people
Power to the people, right on
민중에게 권력을
민중에게 권력을
민중에게 권력을
민중에게 권력을 즉각!




[노래에서 우리를 세상을 고민해보기 1] #비틀즈레볼루션 Revolution

[노래에서 우리를 세상을 고민해보기 1] #비틀즈레볼루션
영국 리버풀 노동자 계급의 자녀들 Beatles
"Hey Jude" 싱글 B "Revolution" (1968)
Revolution by Beatles

You say you want a revolution Well, you know We all want to change the world You tell me that it's evolution Well, you know We all want to change the world But when you talk about destruction Don't you know that you can count me out * [in] Don't you know it's gonna be all right all right, all right
혁명을 원한다고
그래, 우리 모두가 변혁을 원하지, 역사의 발전이라고?
그래, 나도 역시 변혁을 원하지
그러나, 파괴를 얘기할 거라면, 거기에서 나는 빼 줘,
* [나중에 참여할 거야] 좋아질 거야, 괜찮아, 괜찮아,
You say you got a real solution Well, you know We'd all love to see the plan You ask me for a contribution Well, you know We're doing what we can But when you want money for people with minds that hate All I can tell is brother you have to wait Don't you know it's gonna be all right all right, all right,
진정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고? 그래, 우리 모두는 대안을 원해
나의 참여를 원한다고
그래, 우리 서로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해
그러나, 돈을 증오하는 사람들에게 쓰기 위해 내 돈을 요구한다면
내가 할수 있는 말은, "좀 기다려 줘", 좋아질거야, 괜찮아, 괜찮아,
You say you'll change the constitution Well, you know We all love to change your head You tell me it's the institution Well, you know You better free you mind instead But if you go carrying pictures of chairman Mao You ain't going to make it with anyone anyhow Don't you know it's gonna be all right all right, all right all right, all right, all right all right, all right, all right
헌법을 바꾸겠다고? 그래, 우리 모두는 네가 유연한 사고를 하기 원해,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그래, 우선 너의 마음부터 자유롭게 해
그러나, 네가 그저 모택동의 사진을 들고 다니기만 한다면
누구와도 어떤 식으로도 일을 만들어 갈 수 없을 거야, 좋아질 거야, 괜찮아, 괜찮아,
* 출처 및 해당 블로거의 비평: (원문 : http://nowhereman.tistory.com/102)
첫 소절에 보면 "... you can count me out *[in]" 이라고 돼있고 해석도 그렇게 해 놓았다. 그런데 실제 노래에선 [in] 이 빠져있다. 어떻게 된 걸까.
사실 John Lennon이 이 곡을 처음 녹음한 건 "The Beatles" 앨범의
"Revolution 1" 이었고, 이 곡에는 [in]이 들어가 있다
그런데 싱글 version "Revolution"을 녹음하면서 굳이 [in]을 안 넣어도 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허나 발매는 싱글이 먼저 되었고
이 노래를 들은 당시 미국와 유럽의 좌파들은 "... count me out ..." 부분에 대해 
많은 불만을 표시하였다.
이에 대해 John Lennon은 나중에 Playboy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 I want to see the plan. ... Count em out if it's for violence. Don't expect me on the barricades unless it's with flowers. As far as overthrowing something in the name of Marxism or Christianity, I want to know what you're going to do after you've knocked it all down. ... If you want to change the system, change the system. It's no good shooting people."
"... 난 대안을 보기 원해요. ... 그저 폭력만 사용할 거라면 날 빼달란 거죠
꽃을 들고 나서는 게 아니라면 내가 바리케이트 앞에 설 거라고
기대하지 마세요. 마르크스의 이름과 기독교 정신의 이름으로 돌멩이만 집어 던진다면
이후 모든 게 파괴 되고 난 다음에는 뭘 할 거냔 말이죠. ... 시스템을
바꾸고 싶다면 시스템을 바꾸세요. 사람들에게 총질을 해서 뭘 얻겠냐구요."
그래서 위의 가사에 * 표시와 함께 [in] 이라고 써 놓았고, 그렇게 해석을 해 놓은 것이다.



[노래에서 우리를 세상을 고민해 보기2]‪ #‎존레논 워킹클래스히어로 Working Class Hero


[노래에서 우리를 세상을 고민해 보기2] #존레논 워킹클래스히어로

Working Class Hero  노동자계급의 영웅
By John Lennon(비틀즈 존레논)

As soon as your born they make you feel small, 
By giving you no time instead of it all, 
Till the pain is so big you feel nothing at all, 
A working class hero is something to be,
네가 태어났을 때 부터 그들은 이미 네 자존감을 앗아갔어.
아무것도 느낄 수 없을만큼 네가 고통스러워 질 때까지
다른 대안을 생각해볼 시간따윈 전혀 주지 않으면서 말이야.
워킹클래스 히어로가 되어 볼만하지 않나?
They hurt you at home and they hit you at school, 
They hate you if you're clever and they despise a fool, 
Till you're so fucking crazy you can't follow their rules, 
A working class hero is something to be.
그들은 가정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너를 때리고 상처주지.
네가 지나치게 똑똑하거나 완전 병신이라면
만약 네가 그들의 룰을 따르지 않는다면
니가 X나 반미치광이가 될 때까지 그들은 널 미워하고 경멸할거야.
노동자들의 영웅이 되어 볼만하지 않나?
When they've tortured and scared you for twenty odd years, 
Then they expect you to pick a career, 
When you can't really function you're so full of fear, 
A working class hero is something to be.
그들은 네가 스무살이 될 무렵까지 너를 고문하고 겁주었지.
그리고 그 후에는 그저 취직이나 하기를 바라.
네가 직능 효율도 거의 상실했을 즈음이면 너는 완전히 겁에 질려있겠지.
워킹클래스 히어로가 되어 볼만하지 않나?
Keep you doped with religion and sex and TV, 
And you think you're so clever and classless and free, 
But you're still fucking peasants as far as I can see, 
A working class hero is something to be.
그들은 너를 계속 종교와 섹스, 그리고 TV로 중독시키고 있어.
니 생각에 넌 니가 엄청 똑똑하고 계급따위엔 얽매이지 않는 자유인이라고 느낄테지.
X
까고 있네. 내가 볼 때 넌 여전히 X같은 촌놈새끼일 뿐이야.
워킹클래스 히어로가 되어 볼만하지 않나?
There's room at the top they are telling you still, 
But first you must learn how to smile as you kill, 
If you want to be like the folks on the hill, 
A working class hero is something to be.
, 건물의 최상층부에 들어앉아 그들은 계속 네게 지시하고 있어.
네가 그저 저 거리에 흔하디 흔한 사람들처럼 살아가길 원한다면
니가 배워야 하는 것이란 니가 살인을 하는 순간에도 웃어야 한다는 것이다.
워킹클래스 히어로가 되어 볼만하지 않나?
If you want to be a hero well just follow me.
, 워킹클래스 히어로가 되고 싶다면 날 따라오라.
출처: 네이버 한국비틀즈팬클럽


2014년 12월 13일 토요일

▶진보정당 30/40대 초 친목모임 기획단 - 진보정당 분석 시리즈 6◀시리자는 새로운 전 그리스사회주의운동당(PASOK)인가?

▶진보정당 30/40대 초 친목모임 기획단 - 진보정당 분석 시리즈 6
 [번역가칭진보정당 30/40대초 친목모임 윤경준 기획위원]


시리자는 새로운 전 그리스사회주의운동당(PASOK)인가?
Is SYRIZA the New PASOK?

By Philip Chrysopoulos-Oct12, 2014



1981
10월 그리스 정계에 사변적 변화가 일어났다. 그리스역사상 처음으로 사회주의 정당이 선거에 승리해서 집권하게 된 것이었다. 전그리스사회주의운동당(PA.SO.K)의 보수정당인 신 민주당에 대한 승리는 “변화”대한 열망에 기인한 것이었다. 전 그리스사회주의운동당 지도자 Andreas Papandreou는 수십 년에 걸친 우파지배의 흔적을 그리스에서 지워내겠다고 약속하면서 새로운 그리스와 새로운 그리스사회를 약속했다.
그의 선거유세 연설문에서, Papandreou는 공개적으로 그의 사회주의적 사상을 피력했으며 나토 연합군과 궁극적으로는 불과 일년 전에 8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한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리스는 그리스인들의 것이다.”라는 그의 선거 슬로건은 그리스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들의 원흉은 외세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물론 유세 때 말했던 공약은 그저 유세발언일 뿐이었다. Andreas Papandreou는 그의 의지를 전혀 실현하지 않았다. 물론 그리스는 여전히 나토에 남아있다. 
그는 EU의 경제적 지원을 받아들이는데 전혀 거리낌조차 없었다.
 사실, 그를 그토록 인기 있게 만들어 주었던 그가 그리스 국민들에 뿌린 자금의 대부분은 유럽연합 자금이었다  그는 18년 전에 사망했지만 그의 인기는 너무나도 대단해서 그의 사진은 여전히 전 그리스사회주의운동당 포스터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을 정도이다.

이번 10월 전반적인 느낌은 1981년 유세 당시의 분위기와 묘하게도 비슷하다: 다시 한번, 우리는 신 민주당을 권좌에서 몰아낼 준비가 된 좌파정당이 있고 신 민주당은 과거의 불구대천의 원수인 전 그리스사회주의운동당과 연합하여 연정을 이루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는 신 민주당의 지지율은 겨우 20%정도이고 전 그리스사회주의운동당의 지지율은 5% 언저리인 반면에 시리자의 지지율은 10월 중순 28%를 넘어서고 있다. 당수인 Alexis Tsipras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으며 그는 사실상 총리취임 대기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이 시리자의 지도자는 현 정부의 긴축재정 정책으로 돌이킬 수 없는 고통에 신음해온 그리스 사회에 약속들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Tsipras의 발언들과 견해를 좀더 세밀하게 살펴보면 그의 약속들이 Andreas Papandreo와 그의 아들인 2009 10월 집권해서 2년 남짓 만에 경제붕괴와 함께 실각한 George Papandreou가 한때 남발했던 지키지 못할 약속을 떠오르게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Thessaloniki 세계무역박람회에서의 연설 중에, Tsipras는 그가 임금과 연금과 보너스를 경제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켜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구제자금 이행각서의 이행을 중단하겠다고 맹세했다. 그는 트로이카(IMF, 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에 대규모 부채탕감을 요구하였고 극빈층에 대한 무료전기 공급과 식량배급의 사회적 이익을 주장했으며 재산세(ENFIA) 철폐를 약속했다.

이러한 정책들을 위해 재원을 어디서 조달할 것인지 질문 받았을 때, 그의 대답은 그 악명 높았던 George Papandreou의 다음 과 같은 발언을 떠오르게 한다: “돈은 어딘가 있다. 동시에 Andreas Papandreou가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Tsipras는 한발은 유럽연합에 걸치고 다른 한발을 그 모든 악들을 물리칠 안전망을 갖춘 상상 속의 부강한 그리스 주권국가에 딛고 있는 양 행동하고 있다. 구제자금과 채무를 모두 유럽중앙은행에 빚지고 있기 때문에 이 시리자 지도자는 그가 은행들의 이익이 아니라 “민중의 이익을”위해 재협상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동시에, 누구나 쉽게 Tsipras Andreas Papandreou와의 연설문 내용의 흡사함을 뛰어 넘어 전 그리스사회주의운동당의 설립자인 그의 목소리와 억양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실제로, 여러 번, 이 시리자 지도자는 의식적으로 Andreas Papandreou의 목소리를 흉내 냈었다. 이것은 Papandreou 가문을 존경했던 노년층 유권자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George Papandreou 2009년 선거에서 그의 아버지의 전략을 기반으로 승리했었다. 상대를 민중의 적으로 선전하라; 민중의 구원자처럼 행동하라. 쉽게 정의되는(정파연합을 통한 단일 전선을 말함) 선거캠프를 갖추라; 우파와 가까운 포지션을 취하라. 시리자는 똑 같은 양극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그들은 연립정부를 “부패집단”, “매국노들”, “독일 놈들 앞잡이들”. “은행가들의 개”, “파시스트들” 등등 이라 부르면서 악마화했다. 신생정당인 To Potami (River)에 가한 시리자 지지자들의 맹렬한 공격은 그들이 좌익과 우익으로 선명하게 갈린 정치지형에 중도의 먹구름을 드리울 어떤 정치세력도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과거에, 이 양극화 전략은 여당과 야당 모두에 잘 통했다. “체제를 지키기 위해 저를 뽑아 주십시오. 적들이 문 앞까지 몰려와있습니다. 혹은 “저를 뽑아 주십시오. 자가 저 권력자들을 권좌에서 끌어내리겠습니다. 진영논리에 의한 묻지마 투표는  “우파”들은 우익 편에 서고 “좌파”들은 반대편에 서는  직업정치인들에게 잘 먹히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결국, 그리스 유권자들은 과거에 반복해서 단명한 정권들을 만들어냈다. 그들은 또한 집권 정부에 대한 벌주기로 투표권을 이용했다. 그리고 7년의 독재정부 이후 모든 정부가 실패한 것으로 판단해보면 이번 연립정부 역시 처벌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시리자의 모토는  “됐어! 이제 충분해!  정확하게 George Papandreou가 선거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써먹었던 그것이었다.

아직 전 그리스사회주의운동당과 시리자의 유사점은 이 정도로 끝나지 않았다. 시리자의 고위인사들은 이전 그리스사회주의운동당의 장관들, 유럽의회 의원들, 노동조합 간부들로 가득 차 있다. Sophia Sakorafa, Panayiotis Kouroublis, Dimitris Tsoukalas, Antonis Kotsakas, Alexis Mitropoulos, Theodora Tzakri는 단지 가장 인지도 있는 인물들일 뿐이다. 그리스 좌파의 가장 상징적인 인물인 Manolis Glezos도 역시 한때 전 그리스사회주의운동당 유럽의회 의원이었다. 이것은 Alexis Tsipras가 써먹을 수 있는 매우 귀중한 과거의 경험들을 그들로부터 제공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 과거 전 그리스사회주의운동당 출신 인사들이 입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뜻한다.

다음 선거에서 그리스유권자들이 실패한 연립정부를 벌하리라는 것은 자명해졌다. 떠오르는 권력 시리자는 중도좌파를 대표하는 한때 강력했던 전 그리스사회주의운동당의 자리를 대신하게 될 것이다.  Tsipras는 시리자가 “좌파 중에 좌파”라고 주장해왔지만 그가 권력에 더 가까워 지면 질수록 그는 보다 타협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우리는 선거의 열기가 가라앉고 나면 시리자가 오랜 양당구도의 정치지형에서 전 그리스사회주의운동당의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고 확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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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11일 목요일

[오마이뉴스] 진보정당끼리 '너희는 악마'... 이제 그만 좀 하지?

[Ohmynews]진보정당끼리 '너희는 악마'... 이제 그만 좀 하지?

[진보정치 연속 집담회 ②] 진보정당 내 새로운 흐름들


14.09.13 21:10l최종 업데이트 14.09.13 21:10l
손우정(roots96)

원문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31829

진보정치의 희망은 있는가? 6.4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이후 정치적 주변화에 내몰린 한국 진보정치에 대한 조롱과 냉소가 만연하고 있다. 정치전문가들 역시 수많은 주문을 쏟아내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조언은 대부분 '외부 시각'에 머물러 있다. 당사자들은 진보정치를 어떻게 평가하고 전망하고 있을까? 몇 차례에 걸쳐 진보정치 당사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본다. - 기자 말

NL과 PD. 진보정치를 둘러싼 여러 논쟁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개념이다. 혹자는 이를 '정파'라 부르고, 누군가는 '의견그룹'이라고 부른다. '진보정치'를 매개로 결합되어 있는 다양한 생각들은 'NL적 견해'와 'PD적 견해'로 너무 쉽게 단순화되어 버린다. 80년대 후반, 일명 '사회구성체 논쟁'에서 확립된 이 구도는 20년이 훨씬 넘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에도 견고하게 작동하고 있다. 단순히 '생각' 혹은 '노선'만이 아니라 진보정치를 주도하는 인물들 역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과연 진보정치가 이 두 가지 생각의 흐름으로 단순하게 구분될 수 있을까? 최근 진보정치의 위기와 때로는 사망선고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이런 구도를 나름의 방식으로 넘어서려는 작은 흐름들이 나타나고 있다. 한 진보정당 당원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진보정당 30대/40대초 친목모임'(이하 '친목모임')은 소속정당과 정파를 초월해 새로운 진보정치 전망을 함께 모색하려 시도하고 있고, '진보정당을 평가해보자'(이하 '진정해')는 모임은 평당원의 시각에서 진보정당의 위기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려는 시도다.


지난 3일, 경기도 용인에서 이들이 모였다. 3040친목모임을 처음 제안한 '금강초롱'(필명·38·진보당), '진정해'를 진행하고 있는 추공(필명·49·노동당), 6·4지방선거에 성남시의원으로 출마했다 낙선한 배준호(31·정의당), 친목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윤경준(41·비당원)씨다. 이들 역시 전통적인 기준으로는 NL(금강초롱, 윤경준)과 PD(추공, 배준호)로 구분할 수 있지만, '핵심'이 되지 못한 '주변인'의 위치에 머물러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10년간 다른 정파 사람들이 좋아하는 노래가 뭔지도 몰랐다"

- 진보정당 내 다양한 정파에 소속된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모이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다. 이런 모임을 만든 이유부터 들어보자.

▲ 금강초롱(필명·38·통합진보당 당원) 울산 미포만에서 
태어나 노동운동의 태동기와 부흥기, 쇠락기를 
모두 지켜보며 커왔다. 학생운동시절 국민승리21 활동을 시작해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 평당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3040친목모임을 처음 제안했다. ⓒ 손우정

금강초롱(진보당) : "나도 진보당 내에서 특정 정파에 속해 있긴 하지만 다른 정당은 물론 같은 당 내 다른 정파의 비슷한 또래들을 잘 모른다. 심지어 그들이 무슨 노래를 즐겨 부르는지조차 몰랐다. 진보정당에 지지를 보내는 사람들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는데 진보정당은 계속 분화하기만 했다.

수직적인 정파들이 서로 화합하지 못한다면, 이걸 흔들 수 있는 가로축이라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었다. 그래서 3040친목모임을 처음 제안했다. 30대에서 40대 초는 각 정당에서 허리세대라 기존의 정파 축을 가장 효과적으로 흔들 수 있는 세대다. 그래서 나이도 생각이 비슷한 43세까지로 제한했다(웃음).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또래들이라 그런지 호응도 좋고 진보당, 노동당, 정의당, 녹색당 당원은 물론 진보정당 당원이 아닌 분들도 참여하고 있다."

추공(노동당) : "노동당 내부에서 진보정당의 지난 과정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몇 년 전부터 나오긴 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 당에서는 이런 문제의식을 실현할 공론장 자체가 없다. 그래서 나라도 먼저 연속 토론회 형식으로 평가 작업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지방선거 이후 네 차례 정도 진행됐고 앞으로도 계속 할 생각이다. 주로 노동당 당원들이 참여하고 있고 간간이 통합진보당과 정의당 당원들도 참여하고 있다."

- 만든 사람 생각과 참여하는 사람 생각이 좀 다를 수도 있겠다.

배준호(정의당) : "정의당에서는 정파논리가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 상황이고 후진양성을 위한 당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주요 관심사라 다른 정당과의 모임은 사실 절박함이 없다. 그렇지만 다양한 진보정당들 간에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창구는 필요한 것 같아 참여하려 한다. 꼭 4개 정당이 통합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더라도 서로를 악마화할 필요가 있나? 기성세대는 모르겠지만 우리 세대는 소통과 공감의 욕구가 있다. '저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항상 궁금했는데,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기대하는 마음이 크다."

윤경준(비당원) : "2012년 통합진보당이 분당하면서 탈당했지만 여전히 진보정당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유지하면서 살아 왔다. 정파와 정당을 초월한 3040친목모임이 만들어졌다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이 모임이 단순한 친목도모에서 끝나면 안 되고, 정견과 입장이 달라도 공존할 수 있는 공론장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파시스템 없이 서로 다른 입장이 어떻게 상호공존하고 대중과 만날 수 있을지, 이 모임에서 그 방법을 찾아보고 싶다."

진보정치의 인적 재생산, 이미 한계 왔다

- 두 모임의 강조점이 조금은 다른 것 같다. 특히 친목모임은 30대와 40대초로 모임대상을 제한한 것이 특이하다. 그동안 진보정치 1세대는 주류로 활동했고 20대는 '청년세대'라는 의미에서 주목받아 왔지만, 30대에서 40대초에 이르는 세대는 가장 진보적인 정치성향을 드러내면서도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이른바 '낀 세대'의 반란으로 봐도 되나?

윤경준 : "반란이라기보다는 그동안 억눌려 왔던 것 같다. 우리 세대는 어쩌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 우리에겐 지하 고문실에 끌려가던 선배세대와는 다른 가벼움과 자유로움, 발랄함이 있다. 그런데 진보정당에만 들어오면 우리의 발랄함을 잃어버리고 경직된다. 왜 그럴까?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고장난 정파 시스템 때문이다. 우리 몸에 맞지 않지만, 한번 만들어 놓은 (정파)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되지 않으니까 거기에 맞춰갔다. 밖에서는 비판해도 막상 자기가 속한 정파조직 안에서는 말도 못하는 분위기... 결국 이런 경직성이 자기교정 능력을 상실하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정파가 정치적 책임을 진 적도 없다. 쓸 만한 사람들은 정파 체계에서 질식하다가 사라지기 때문에 다음 세대를 키워낼 수 없었다. 역량 손실이다."

금강초롱 : "국민승리21 때부터 진보정당 활동을 해왔는데 민주노동당 10년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다른 정파 당원들과 정서적, 화학적 결합이 전혀 없었다. 구386세대라 불리는 선배세대가 진보운동을 처음으로 활성화한 분들인데, 진보운동의 후퇴기라고 하는 지금도 그분들이 여전히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그 기간이 벌써 20년이 넘는다. 30대에 앞장섰던 선배들이 50대가 되어서도 앞장서고 있는 거다. 우리는 그동안 뭘 했나? 나쁘게 말하면 그냥 '몸빵'한 거다."

- '몸빵'만 했다는 것은 진보정당 내에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을 말하는 것 같다. 지금 30대 초에서 40대 초에 이르는 활동가 중 눈에 띄는 사람이 매우 드문 것이 사실이다. 진보정당에서 이 세대의 위치나 이미지는 어떤가?

▲ 배준호(31·정의당 당원) 
2006년 말 민주노동당 가입 후 2011년 진보신당에 
입당했다. 2012년 5월 12일 통합진보당 중앙위 폭력사태 후 
통합진보당에 입당, 분당 때 진보정의당에 합류했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성남시의원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손우정

배준호 : "좋지 않다.(웃음) 30대, 40대 선배들을 보면 당직 생활을 하면서 생계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직업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어떤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선배들의 길을 따라가야겠다고 마음먹을 정도로 자기 갈 길을 잘 찾아 가거나 선배들에게 자리를 넘겨받는 과정을 본 적이 없다. 전반적으로 우울해 보인다. '나는 저런 방식으로 살지 않겠다, 나를 희생하고 버려가면서 (정당활동을) 하지는 않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래서 정치 활동과는 별개의 직업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

윤경준 : "우리는 학생운동의 영향력이 아직 남아 있을 때 대학생활을 했고, 이게 진보정당 활동까지 이어졌다. 어쩌면 지금 진보정당을 주도하는 선배들과 학생운동을 경험해 보지 못한 후배들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 세대다. 그동안 진보정치가 어려워져도 도망가지 않고 버텼다. 그러면서 자기 개발도 못하고 계속 소진만 됐다. 선배들은 여전히 '주역'으로 남아 있고 후배들은 '새로운 세대'로 주목받지만 우리는 그냥 '낀 세대'다."

추공 : "나는 낀 세대가 아니라 '주도하는 세대'에 속하지만 주도해본 적은 없다.(웃음) 그렇지만 친목모임을 지켜보면서 아쉬운 것도 있다. 구체적인 진지함보다는 아직은 친목활동 중심이다. 나름대로 자신의 정립이 있어야 기존 세대를 비판할 수 있다. (선배세대가) 보기보다 경험과 고민의 깊이가 깊은 사람들이라 웬만하면 흔들리지 않는다. (정말 세대교체를 하겠다면) 진지하게 고민해서 수없는 실패와 도전을 반복해야 한다.

사실 진보정당의 문제를 세대문제로 접근하는 건 좀 별로인데, 자꾸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의미는 분석해봐야 한다. 진보정치운동을 시작했던 주체가 지금도 계속할 필요가 있냐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명망가 리더들이 진보정치운동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했던 사람들이 계속 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럴 필요가 있을까?

진보정당 1세대가 (자신의 자리를 후배에게 내어 주고) 다른 일을 찾거나 후배들이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장을 열어 줘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우선 후배들을 신뢰해야 한다. 일을 맡길 때 해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 중 안 해본 사람들을 시킬 수 있어야 후배들에게 책임 있는 일을 맡길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안 한다."

정파 시스템으로 인한 분열, 불가피했나?

- 세대 문제가 제기되는 주된 이유를 정파 시스템에서 찾고 있는 것 같다. 30대와 40대초 세대가 선배세대와 정서적 공감을 이루면서도 기존의 정파 질서에 지나치게 순응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것인가?

▲ 윤경준(41·비당원) 
학생운동을 하다가 2006년 민주노동당에 입당, 
2012년 통합진보당 분당 때 탈당해 비당원으로 남아 있다. 
촛불시위에 자주 참여하면서 진보정치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고 있다. ⓒ 손우정

윤경준 : "그렇다. (운동하던 사람들) 모두가 진보정당에 입당하고 있었던 2000년 초중반에는 '다 정당에 들어가면 운동은 누가하나?'는 생각이 컸다. 그런데 막상 (나도 진보정당에) 입당해 보니 이건 완전히 운동권 정당이었다. 운동권들이 주도하는 정당이라는 장점은 지켜야 하지만 운동문화와 경험이 없는 당원들은 숨 막혀서 도망가는 분위기가 있었다. 예를 들어 2008년 분당 이후 진보신당에 전형적인 운동권과는 거리가 먼 '촛불시민'들이 대거 입당했다. 그분들과 기존 정파들이 아름답게 결합했나?

아니었다. 갈등이 심했다. 민주노동당이 국민참여당과 동거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물과 기름도 이렇게 섞이지 않을 수 없을 정도였다. 문화적 차이가 있는 이들이 함께 모이게 된 것은 엄청난 성과지만 결국 그 문화적 차이를 넘어서지 못했다. 민주노동당 초기에 어땠나? 변호사나 전문가들이 자기 이익을 포기하면서 당에 들어왔다. 그런데 결국 못 버티고 대부분 다시 나갔다. 왜 이런 문제들이 고쳐지지 않았을까? 결국 정파시스템 문제다."

금강초롱 : "진보정당이 가장 실력이 있었던 시절이 민주노동당 초창기였던 것 같다. 지지계층과도 끈끈한 관계였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들은 대부분 그때 민주노동당이 법안 제출하면서 해결하려고 했던 것들이다. 그러나 당의 활동을 (모든 정파, 개인들의) 공동 성과로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 사실 그 많은 성과 중 어느 한 정파가 독자적인 힘으로 이뤄 냈던 것이 얼마나 되나? 별로 없었다. 그렇지만 서로 자신의 실력을 너무 높게 봤다. 분당해도 독자적으로 성공할 수 있고 나가는 사람들을 잡지 않아도 실패하지 않을 실력이 있다는. 결국 실력을 과신한 분열이었다. 진보운동은 같이 함께 하는 사람들 간에 의리가 있어야 한다. 의리가 없을 때는 느슨해지고 힘을 모을 수 없다."

추공 : "의리에서 해법을 찾는 건 위험하다. 의리 이전에 과학이 전제되어야 한다. 정파는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블랙홀이다. 외부에서 비판해도 무시하면 그만이다. 사실 분열은 자기 정체성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정파가 문제가 아니라 공개적으로 활동하는 시스템이 없는 게 문제다. 공개 시스템이 있으면 (정파활동이) 정치적인 유연성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결국 분열은 정파 시스템 문제 때문이었지만, 합치는 것도 정파 시스템(의 혁신)으로만 가능하다.

그동안 대중정당과 정파 시스템 간의 관계를 정립하지 못했다. 대중노선이 뭐냐고 물었을 때, (현재의 진보정당들은) 없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대중노선은 다양한 입장들이 공존해서 민주적 합의를 구성해서 나와야 하는데 특정 정파의 이데올로기가 대중정당의 이데올로기로 되어 버린다. 패권주의도 특정 정파만의 문제가 아니라 NL이나 PD나 다 같이 가지고 있는 문제였다. 대중노선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금강초롱 : "그렇지만 죽더라도 치열하게 안에서 싸웠어야 하지 않나? 2008년 분당 때, 지지자들은 벼락 맞은 기분이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특히 노동계급 내에서의 충격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추공 : "참다 참다 못해서 나간 것이다. 그 안에서 의미 있는 행위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면 남았겠지. 지금까지는 그런 가능성이 다 봉쇄되어 있었다. 다수파의 봉쇄 작전으로 아무 가능성이 없었던 아닌가? 누구든지 먼저 다수파가 되었을 때, 같이 연합하고 연대할 (대중정당) 시스템을 만들지 못했다. 민주노동당 초기에 평등파가 다수파였을 때도 못 만들었다."

배준호 : "나도 2008년 분열이 꼭 나빴다고 보지는 않는다. 변화가 필요했고, 내부적으로는 불가능했다. 충격이 필요했다. 당연한 순서였던 것 아닌가? 분열 때문에 진보정당이 쇠퇴한 것이 아니라 이미 쇠퇴한 것이 분열로 확인 된 것이다."

윤경준 :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우리 지지층을 놓고 봤을 때 크게 변한 것은 없다. 지금 10%지지율을 누가 1%씩 더 가져갈까 하는 부질없는 짓을 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여론조사에서 16%, 23% 지지율 찍을 때, 우리를 쳐다봐 줬던 그 국민들이 지지층이 될 수 있는 외연의 최대치다. 지금의 분열상이 10%를 넘는 그런 국민들의 지지를 수용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진보정치 재편? 먼저 매력적인 모습 갖춰야

- 기존 정파시스템을 비판하지만 분당에 관해서는 자주파, 평등파의 시각차이가 여기서도 반영되고 있는 것 같다. 진보정치의 전반적 위기 속에서 서서히 진보정치 재편 논의가 일어나고 있긴 한데 이것도 여전히 정파 논의 중심이다. 어떻게 지켜보고 있나?

윤경준 : "논의 자체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계속 미뤄 놓으면 2016년 총선 직전에 또 가치는 버리고 실리 중심의 접근이 이루어질 것이다. 미리 논의해보는 것은 바람직하다."

금강초롱 : "지금은 누구랑 통합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보다 자신들의 진보정당 활동에 대해 평가하고, 자기 성찰하는 국면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통합진보당이 좀 더 제대로 된 평가를 내놔야할 시점이라고 본다. 가장 많은 당원을 가지고 있는 진보당에게 계속 제기되는 과제가 있다. 패권적인 부분과 대북관 같은 것들. 자기 과제에 대해 나름의 대안을 보여줄 수 있을 때 진보정치 재편 논의가 빨라질 것이다. 진보당은 최근에 평가와 전망 위원회를 만들어서 토론했는데 긍정적인 출발이다. 노동당도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이런 것들이 서로를 만나가는 과정 같다."

추공 : "노동당 내에서도 통합, 재편 이야기가 나오는데, 나는 회의적이다. 내용이 반영되지 않으면 똑같은 이야기가 반복된다. 통합을 하든 재편을 하든 실력이 있어야 하는데, 평가도 제대로 안하고 무슨 근거로 통합을 하나? 노동당 일각에서는 제3지대에 당을 새로 만들고 나서 정의당과 합당하겠다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진보당은 빠져 있는데, 왜 인천은 되고 울산은 안 되는지 설명해 줘야 한다(흔히 자주파는 경기동부, 울산, 인천 등 세 그룹으로 분류된다. 2012년 통합진보당 분당과정에서 인천 일부는 정의당으로 합류했고 나머지 그룹은 잔류했다. - 기자 말). 진보당은 종북세력으로 몰려 있으니까 그런 것인데, 너무 실리적인 발상이다."

배준호 : "옛 애인이 그립다고 다시 만난다고 해서 행복해지지 않는다. 물론 다시 만날 수 있는 조건이 있다. 그 사람에 대한 향수 때문이 아니라 다시 매력적으로 보일 때다. 지금 (진보정치 재편) 정서는 힘드니까 다시 만나자는 것이다. 새롭게 사랑을 느꼈을 때 다시 만날 수는 있지만, 외로움에 사무쳐 다시 만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돈 많은 사람이 우리에게 연애하자고 손 내미는 현 상황에서 진보정당들이 다시 만나려면 각자의 매력을 찾는 게 중요하다(7·30재보궐 선거 이후 새정치연합 일부 의원들은 정의당과의 통합을 거론했다.- 기자 말). 과거 지지율에 대한 향수? 잊고 시작해야 한다. 이 비전이면 되겠다는 판단이 들 때 재편 논의를 할 수 있다. 현재의 패배감 때문에 옛날 생각을 하는 것은 심정적으로는 이해는 되지만 진보정치 하는 사람들의 각오로는 부적합한 생각이다."

진보정치 부활, "어떤 노력이라도 시작할 때"

- 진보정치 재편은 역시 어려운 주제다. 아직 모든 것이 막연한 상황에서는 '상대'보다 '자기'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이 모임 역시 성공여부와 무관하게 의미 있는 노력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비판만 하는 조직이나 개인은 넘쳐난다. 비판을 넘어서는 대안을 가지고 있는가?

▲ 추공(필명·49·노동당 당원) 
2008년 민주노동당 분당 뒤 진보신당에 입당하면서 
정당활동을 했다. 용인에서 협동조합 운동을 펼치다 
노동당 내에서 진보정당 평가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 손우정

추공 : "내가 진행하고 있는 '진보정당 평가해보자'를 줄이면 '진정해'가 된다. 일단 서로 좀 진정할 필요가 있다. 당원들의 지금 상황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탈정치'쯤 된다. 정파중심의 당운영이 만들어낸 결과다. 정파는 당연한 현상이지만, 정파가 당원을 향한 정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선의에 의존하거나 대오각성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시스템을 제도화해야 한다.

당원들이 자기 목소리를 찾는 과정은 이 제도화 과정과 맞물린다. '진정해'를 진행하면서 요구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당직자, 정파 활동가들은 평당원들도 자기 생각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들에게 귀 기울이고 관심을 가지는 것도 실력이다. 노동당만이 아니라 진보정당 전체의 문제다."

금강초롱 : "이제 과거 형태를 답습하거나 같은 사람들이 순서만 바꿔 나오는 시스템보다는 새로운 사람들이 진보정치의 꿈을 꽃피우는 시기가 되어야 한다. 여론조사를 보면 가장 진보적인 세대가 30대, 40대 초인데 진보정치에서 전면적으로 나선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열정과 에너지를 많은 당원들의 힘과 열정, 지혜로 운영되는 진보정당을 만들기 위해 써야한다.

그동안 실력 있는 젊은 세대들이나 진보적인 꿈을 가진 사람들이 중앙당이나 정책연구소에서 일하지 못했다. 기성정당에서 일하고 있는 진보정당 당원들도 많은데, 그 친구들이 중앙당이나 정책연구소에 들어와서 그동안 연구한 내용이나 현장 경험들을 쏟아내도록 해줘야 한다. 그런데 그런 친구들이 지금은 (진보정당에) 못 들어온다. 실력보다 정파차원의 안배에 치중한 인사 때문이다."

- 그런 대안을 어떻게 실현하겠다는 것인가? 주장만 해서 될 문제였다면 애초에 됐을 것이다. 구체적인 대책이 있나? 세력화하겠다는 것인가?

금강초롱 : "세력화? 우리가 정파를 초월한 젊은 당원들의 친목모임을 만든다고 하니까 '또 다른 정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단 한 번도 주류가 된 적이 없다. (웃음) 필요하다면 시도해볼 생각은 있다. 우리의 시도가 올바르지 않은 길로 가게 된다면 당내에서 다양한 제어시스템이 작동할 것이라고 본다. 그렇지만 새로운 흐름들조차 없다면 활력 없는 노쇠한 진보가 될 수밖에 없다.

정파의 긍정성을 부정하진 않지만 지금의 정파 시스템은 가장 자주적이고 창조적이어야 할 진보정당을 너무 딱딱하게 만들고 있다. 진보정당 활동가들은 개인의 사리사욕보다 민중이 주인으로 서는 세상을 만들려는 목표를 더 앞세운 사람들이다. 더 늦기 전에 우리 세대부터 수동적인 자세나 정파적 경직성을 버리고 진보정치의 새로운 실험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성공여부는 알 수는 없지만 이런 흐름이 계속 나오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닌가?"

윤경준 : "두 번의 분당과정을 겪으면서 지지율 자체는 얼마 안 빠졌다고는 하지만 사람은 많이 잃었다. 실망하고 떠난 사람들이 얼마나 많나? 이런 사람들이 돌아와야 진보정당 내에서 정파혁신이든 정풍운동이든 가능하다. 지금처럼 경직된 정파가 주류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는 실질적인 혁신 주체를 만들기 어렵다. 물론 떠난 사람들도 성찰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성찰하고 힐링할 공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모임에서는 여러 정당, 여러 정파, 비당원들이 일단 함께 어울려 보는 엠티 같은 것도 준비 중이다. 물론 정파를 배척하려는 태도는 맞지 않다. 그들은 당에 대한 애정과 헌신성이 훌륭한 사람들이다. 다만 그 사람들이 실수하지 않을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스스로는 못한다. 우리는 그런 혁신 공간을 만들려는 거다."

배준호 : "난 좀 밝은 것부터 해봤으면 좋겠다. 당에서 활동하는 분들은 우울함 같은 것이 베여 있는 것 같다. 후배들이 따라서 살고 싶은 모델을 만들어보고 싶다. 선배들과 달리 '상처 받지 않고 저렇게 유연하게도 당활동이 가능하구나'하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진보정치 문화를 젊고 밝고 즐겁게 바꿔야 한다. 농담 섞어 이야기해보면, 젊은 미혼당원들끼리 만나는 미팅같은 것도 한 번 해봤으면 좋겠다.(웃음) 어렵고 복잡한 문제보다 문화적인 교류부터 시작하면 좋지 않을까?"

정치는 과정보다 결과로 평가받는 영역이다. 진보정치의 위기를 둘러싼 다양한 해법들 역시 어떤 결과를 내놓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무도 그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시점에서는 과정 자체가 주목받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각 진보정당 내에서 시작되고 있는 작은 흐름들은 여러 부족한 점들이 눈에 띈다 하더라도 충분히 주목받을 가치가 있다.

물론 이 집담회에 참석한 이들의 시도에 어떤 대표성을 부여하거나 무조건 정당화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어떤 '움직임'을 만들고 있다는 것은 진보정치 부활의 필요조건이다.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면 진보는 더 이상 진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 많은 흐름, 더 다양한 목소리에서 진보정치의 새로운 희망을 찾아보려는 시도가 부질없지 않은 이유다.

덧붙이는 글 | * 이 집담회는 박정환, 강종구, 정용일, 이상범, 김은희, 박래훈, 강시원, 안영선, 오은혜, 정규식, 김보연, 윤지선, 이승철, 홍기웅, 홍명근님의 후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속기·정리: 정경윤, 장소후원 : 용인 '당신의 부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