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5일 일요일

[2012 오바마 캠페인] ⑦ 빅브라더는 당신의 500가지 정보를 알고 있다

 

미국 뉴햄프셔에 사는 피터 가족은 아이 넷을 홈스쿨링으로 키운다부인 크리스틴은 공화당 지지자이지만, 특정후보를 낙점하지는 않았다남편 데이비드는 지지 정당을 정하지 않은 유권자(independent voter) 

미국 대선 주자들에게 크리스틴과 데이비드 부부야말로 핫 타깃이다바로 설득 가능한 유권자(persuadable voter)’이기 때문이다미국 최대 유권자 정보 판매회사인 아리스토텔레가 구축한 전국 유권자 지도에는 핫 타깃들이 빨간 점으로 표시돼 있다물론이들 부부도 이 지도에 들어 있다 
                                bbc 캡처
               ▲ BBC에서 지난 1월 미국 뉴햄프셔에 사는 가족을 찾아가 유권자 타깃팅 사례를 취재했다.
                             
지난 1월 초 BBC 기자 케티 케이(Katty Kay)는 이들 가족과 아리스토텔레 데이터가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취재했다.

데이비드는 주방에서 세금경제일자리 등 자신의 관심사를 언급한 공화당 론 폴(Ron Paul) 후보의 편지를 주의 깊게 읽고 있다. BBC 영상에 비친 편지지에는 미국 재건 계획이라는 제목 아래 예산 절감정부재정 균형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적혀 있다. “(편지 내용이내 관심을 끄네요.” 데이비드는 만족한 표정이다.

나는 저런 편지를 받은 적이 없는데.”

부인 크리스틴은 자신이 받은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여준다미트 롬니 캠프에서 보낸 크리스마스 카드다.  크리스마스 축하 메시지와 함께 동봉한 사진은 28명이 함께 찍은 롬니 가족 사진이다롬니 부부와 아들 5며느리들,손주 16명이 화기애애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 가족 중심이라서” 크리스틴의 마음에 와 닿는다 

유권자 자신보다 유권자를 더 알고’ 메시지를 보내는 마이크로 타겟팅 사례다.   

유권자들의 마음을 족집게처럼 짚어 보내는 맞춤형 캠페인 메시지 tailored campaign messages’ 뒤에는 바로 아리스토텔레와 같은 유권자 정보 판매회사가 있다.

30년간 수집한 미국 유권자 1억9천만명 정보 파일
                                ▲ 유권자 정보 관리 화면(위)과 개인 인맥을 노드(node)를 표시한 화면(아래)

아리스토텔레가 보유한 유권자 데이터는 그 종류와 양이 방대하다주소전화번호사진나이직업가족 구성원,인종결혼여부취미 등 기본정보는 물론과거 지지 후보정치후원금 기부내역인터넷 구매행동보유 차종신용카드 사용액물품 구매 내역 등이 상세하게 축적돼 있다이뿐이 아니다마치 분자 구조처럼 그 유권자와 링크된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화면에 펼쳐진다개인당 데이터 종류가 많게는 500건에 달한다 

이 정보는 하루아침에 쌓은 것이 아니다이 시장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내다본 존 아리스토텔레 필립스(John Aristotle Phillips)는 아리스토텔레라는 회사를 1983년 설립하고, 30년 가까이 데이터를 긁어 모았다소비자 마케팅사에서 사들인 개인정보유권자가 직접 제공한 정보소셜미디어에서 수집한 정보 등 정보 소스도 다양하다.  

그 동안 이 회사의 자체 데이터베이스 아리스토텔레 360’에서 수집한 미국 유권자만 무려 19천여 만명. (2007<배니티 페어>에서 필립스 대표를 인터뷰한 당시 175백만명에서 25백만명을 더 모았다.)

                      ▲ 아리스토텔레 핵심 상품인 '아리스토텔레 360' 소개 동영상
                
이 데이터를 구매하는 고객은 정파를 초월한다아리스토텔레는 1983년 설립 이래 미국의 모든 대통령 후보 캠프에 유권자 정보를 판매했다고 주장한다공화당민주당 소속을 막론하고 주지사 선거 캠프에는 말할 것도 없다. 2006년에는 미국 하원 의원 후보 200여 명에게 유권자 정보를 판매했다. 2008년에는 오바마와 매케인 캠프 양쪽에 모두 정보를 제공했다아리스토텔레의 필립스 대표는  자료에서 정치적 견해에 동의하는 후보나 정당에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메시지를 보내려고 하는 모든 후보자와 정당관련단체에 제공한다고 대놓고 주장한다. 정파를 초월하여 민주적 절차를 신봉하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빅브라더 성장에 따른 그림자도 있다. ‘데이터 브로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개인정보보호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는 이들도 많다<와이어드>의 킴 제터(Kim Jetter)는 정치적 목적으로만 유권자 데이터를 판매한다더니 아무에게나 데이터를 팔고 있다고 비판했다그 증거로 그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콘돌리자 라이스란 이름으로 가입한 후 유권자 데이터를 구입했는데, “내가 누구인지 확인하지도 않은 채 데이터를 판매했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500가지 정보를 담은 '인간 게놈 프로젝트?'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관련업계 1위 아리스토텔레는 날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아리스토텔레는  미국선거관리위원회의 자료를 인용, 정치후원금 모금에 아리스토텔레의 데이터마이닝 툴을 활용한 경우, 타 경쟁사 3곳에 비해 2~6배 가까운 실적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아리스토텔레의 필립스 대표는 자신의 회사가 구축한 유권자 데이터가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 비길 만큼 정교해지고 있다고 자랑한다. '나도 모르는, 나에 대한 정보 수백가지'가 어떻게 쓰일까? 그 답도 빅브라더가 제시해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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