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10일 토요일

미국의 베네수엘라 반혁명 기도

미국의 베네수엘라 반혁명 기도[번역]우크라이나 식 ‘느린 쿠데타’
김성윤 번역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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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4.16  15:3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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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김성윤 <통일뉴스> 객원기자
출처 : , 2014년 4월 10일자 뉴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가디언>지와의 단독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의 시위는 미국이 석유를 원한다는 징후”라며 오바마 행정부가 끊임없이 우크라이나 식 ‘느린 쿠데타’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정부 가두시위를 지속시켜 자신의 정부를 전복한 후, 베네수엘라 석유를 장악하려 한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부자들의 폭동’
우고 차베스 사망 이후 지난해 대통령으로 선출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이런 ‘부자들의 폭동’이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며 현재 볼리바리안 혁명은 2002년 미국이 후원한 반 차베스 쿠데타 당시보다 훨씬 더 뿌리가 깊어졌다고 강조했다.

세계에서 석유 매장량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인 베네수엘라에는 지금 반정부 가두시위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그 주된 배경은 높은 물가, 물자 부족, 그리고 범죄 때문인데, 지난 2월부터 야당 지도자들이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사회주의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마두로는 “그들은 자신들의 시위가 ‘아랍의 봄’과 같은 이미지를 만들려고 하지만, 베네수엘라는 이미 봄을 맞고 있다. 우리의 혁명은 21세기를 열었다”라며 1개월 이상 계속된 반정부 시위를 ‘부자들의 폭동’이라 일축했다.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로 39명이 죽는 등 마두로 정부는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남아메리카 지역기구, 남미국가연합(UNASUR)이 제안한 야당과의 평화회담에 동의했으나 현재까지 야당은 정부 주도의 대화에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미국은 이 사태와의 연관성을 부정하고 있지만,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이 정부 전복을 위한 쿠데타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휴먼라이트 워치’와 가톨릭계는 시위대에 대한 정부의 인권탄압이라고, 국제엠네스티는 양쪽의 인권학대를 동시에 비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수십 년간 끊임없이 기도해왔던 미국의 새로운 반혁명 전쟁에 직면하고 있다. 1960년대 브라질에서부터 2009년 온두라스에 이르기까지 미국이 배후조종한 쿠데타나 쿠데타 시도를 근거로 제시했다.
버스기사, 운수노조 지도자 출신인 마두로 대통령은 카라카스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 연설을 통해 야당은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일어난 최악의 사태와 같이 전국 주요 도시와 거리가 폐쇄되고 행정력이 마비되어 선거로 집권한 정부를 쫓아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야당도 그와 ‘유사한’ 계획이 있다고 인정했다.
인플레-갈등-폭력-고립-개입-퇴진
“그들은 경제전쟁으로 생활필수품 공급을 중단하고 인위적으로 인플레를 가중시키며, 사회갈등과 폭력을 야기하고 나라가 온통 화염에 뒤덮이는 장면을 연출하여 국제적 고립과 개입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5년간 사회적 공급의 빠른 증가와 불평등의 감소에 대해 마두로 대통령은 “내가 노조위원장이었을 때 교육, 의료, 주택, 임금에 대한 일관된 정책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베네수엘라는 일하는 사람이 권력을 가지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부자들이 소요를 일으키는 곳이며 가난한 자들은 자신의 사회적 행복을 노래하는 곳”이라고 역설했다.
물론 베네수엘라 시위의 발단은 57%에 육박한 인플레였는데, 지금은 월평균 2.4%로 낮아졌다. 생활필수품의 공급부족이 문제라고 하지만, 이웃국가 콜롬비아로부터의 밀수품이 훨씬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외환거래 완화는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경제성장률도 지속적으로 높아지며 빈곤율은 낮아지고 있다. 다만, 시위참여자들이 문제제기하는 베네수엘라의 살인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

지난 2개월간의 소요로 약2,200명이 체포되고 이 가운데 190명이 아직 구금되어 있다. 야당 지도자들은 “투쟁으로 거리를 밝히자”고 선동하고 있는데, 지난해 12월 지방선거에서 마두로 지지자들은 야당을 10% 이상 이겼기 때문이다.

사망자들에 대한 책임문제는 뜨거운 논쟁지점이다. 사망자들 중 8명은 경찰이나 비밀경찰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4명의 야권 활동가들-이중 1명은 친정부 지지자-은 경찰에 의해 살해당했는데, 이로 인해 경찰간부들이 체포되었다. 살해 추정 7명은 친정부연합의 활동가이며 13명은 바리케이트 안에 있던 야권 지지자였다.

시위 사망원인의 95%가 극우의 실수
정부가 이들 사망자들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지느냐가 쟁점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사망원인의 95%가 극우그룹의 실수 탓이라고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3명의 오토바이 이용자들은 바리케이트를 묶어놓는 쇠줄에 걸려 사망했다고 지적하고, 사망 경위에 따른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국제 언론들이 독재정권이 학생운동을 탄압하는 ‘가상현실’을 상정하고 베네수엘라 상황을 보도하고 있다며 “세계의 어느 정부이든 정치적이거나 경제적으로 시행착오는 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마두로의 이런 응답이 대학가의 타오르는 불길을 잡을 것인지, 아니면 선출된 정부를 엎게 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현재 반정부 시위는 주로 학생들과 부자동네 출신들이 주도하는데 정부청사, 대학, 버스정류장의 방화로 이어졌다. 2월 수십만 명이 참가한 집회가 최절정이었는데, 지금은 시위대의 숫자도 줄어들고 야당 근거지인 콜롬비아 접경지, 타치라 주 등은 시위가 금지되고 있다.

2002년 쿠데타에 참가한 적이 있는 강경파 야당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즈와 2명의 야당 시장들이 체포되어 폭력선동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시위의 후원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카도는 의회 내에서조차 우편물이 검열당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런 것들은 ‘불법행위’가 아니며 “야당은 완전한 권리를 보장받고 있다. 우리는 열린 민주주의를 갖고 있다. 그러나 정치인이 합법정부의 전복을 선동하고 자기의 지위를 이용해 거리를 파괴하고 대학과 대중교통수단에서 방화하는 등의 범죄를 저지른다면, 법원이 행동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비판자들은 법원이 이미 정치화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간섭 
지난 3월 미 국무장관 존 케리는 베네수엘라가 대국민 ‘테러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으나, 남미국가연합(UNASUR)과 남미공동시장(MERCOSUR)은 베네수엘라 정부를 지지하기로 입장을 모았으며 정치적 대화를 촉구했다.
시위 군중과 미국이 연관되어 있다는 증거가 뭐냐는 질문에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 100년간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에 대한 미국의 간섭으로도 부족한가? 아이티, 니카라과, 과테말라, 칠레, 그라나다, 브라질을 간섭해오지 않았는가?”, “부시 미 대통령이 저지른 차베스 대통령에 대한 쿠데타로도 부족한가? 왜 미국은 전 세계에 2천여 개의 군사기지를 갖고 있는가? 전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서다. 나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더 이상 당신들의 뒷마당이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어제와 오늘의 간섭에 대해 위키리크스 폭로 자료, 내부 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드러난 미 국무부 문서를 인용했는데, 여기에는 미국 대사가 차베스 정부 시기 ‘분열’ ‘고립’ ‘조종’ 계획이 담긴 전통문이 포함돼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수십 년간 베네수엘라 야당세력에 자금을 지원해온 것이다. 그 일부가 미국 국제개발기구(USAID)를 통해 은밀하게 또는 공공연하게 지원되었는데, 지금도 500만 달러 이상이 예산에 들어있다.

마두로 대통령의 문제제기는 지난주 드러난 미국의 쿠바 야권 지원으로 이어진다. 미국은 ‘개발지원’이란 명목이라 밝혔으나, 끊임없는 정치 불안을 부추기는 ‘플레시몹’을 퍼뜨리는 인터넷매체 지원이라는 것이다. 백악관 관리들은 이 지원 프로그램이 쿠바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했다.
반 엘리트 편향은 정당하다
마두로 대통령은 야당들이 참가를 거부해 정부 지지로 편향되었다는 지적이 있으나 국가평화협의회를 소집했다. 또 만일 야당이 폭력을 반대한다면 바티칸의 중재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그와 차비스타운동(Chavista movement, 차베스를 따르는 운동)이 편향되어 있다는 비판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나는 민주주의에서 편향이 잘못됐다고 생각지 않는다. 지금 세계 추세가 되고 있다. 편향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같다. 나는 모든 민주사회가 편향적이기를 바란다. 정치적으로 성숙해 있는 사회의 민주주의란 기능적 역할을 할 뿐이다”, “정치란 엘리트나 중도우파, 중도좌파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들은 권력과 부를 자기들끼리 나누어 가진다”고 마두로 대통령은 말했다.
“베네수엘라는 긍정적 편향을 갖고 있다. 왜냐하면 다수의 사람들이 공공정책을 좌우하는, 정치적으로 매우 성숙된 국가이기 때문이다. 물론 부정적 편향도 있는데, 다른 사람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배제한다. 우리는 이를 국가적 차원의 소통과 대화를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수십 년간 급격한 정치변혁의 중심에 서왔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역발전은 계속될 것이라며 차베스가 1992년 “21세기는 우리의 것이다”라고 했을 때, 황홀한 이상이었으나 오늘은 이상이 현실로 되고 있으며 그 누구도 우리에게서 빼앗을 수 없다”라고 역설했다.
영원한 것은 민중의 힘
베네수엘라가 2009년 국민투표에서 대통령 연임 제한을 폐지했기 때문에 앞으로 선거를 통해 이러한 이상의 현실화는 계속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마두로 대통령은 “영국에서 총리는 선출되고 소환되기도 한다. 그러나 여왕은 누가 선출했는가?”라며 유럽식 선출과 소환을 반대했다. “내가 대통령에 머물 시간은 민중들이 결정할 것이다. 만일 내가 아니라면 또 다른 혁명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영원한 것은 민중의 힘. 그것뿐이다”라고 강조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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