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10일 일요일

[김수행교수-강의자료]제8강 새로운 세상

8강 새로운 세상: <<자본주의 이후의 새로운 사회>> (김수행/신정완 편, 서울대출판부, 2007)

 
1. 각 개인은 지금의 사회에서 겪고 있는 온갖 억압과 불만으로부터 벗어나기를 바라며, 새로운 세상의 형상과 내용을 여러 가지로 제시할 것이다. 실제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고 투쟁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사회가 변혁되면서 새로운 사회가 성립하게 된다.
 
2.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자본주의의 핵심적 특징이 자본가계급이 노동자계급을 착취하는 것에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노동자계급이 스스로 자본가계급의 착취로부터 해방하는 것’(즉 노동해방)이 새로운 세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1) 노동해방은 정치와 경제와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노동자계급이 자본가계급의 지배(헤게모니)를 타도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매우 어렵고 장기간에 걸리는 혁명사업이다.
 
2) 노동해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노동자계급이 국가의 공권력을 장악해야 하고, 이 공권력의 행사를 통해 자본주의의 특징을 제거하고 변혁하면서 점차로 새로운 세상의 토대를 구축하게 될 것이다.
 
3) 노동자계급이 해방되면서 모든 계급이 사라지고 또한 계급적 억압기구인 국가도 사라지면서 자유로운 생산자들의 연합이 사회를 지휘하고 계획할 때’, 새로운 세상이 자기 발로 서게 되며새로운 세상이 성립하게 될 것이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이 새로운 세상을 공산주의’(communism)라고 불렀다.
 
3. 봉건사회가 자본주의로 이행할 때 300-400년에 걸친 시초축적’(primitive accumulation)이 필요했듯이, 자본주의로부터 공산주의로 이행하는 과정에서도 장기간에 걸친 과도기가 필요할 것인데, 이 과도기를 레닌은 사회주의’(socialism)라고 불렀다.
 
1) ‘시초축적의 핵심 내용은 자급자족적인 봉건사회가 해체되면서, 일부의 사람들은 재산을 축적하게 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산대중으로 전락해 자기가 가진 유일한 재산인 노동력을 팔 수밖에 없게 되는 과정이다. 그렇지만 자본주의가 자기 발로 서기 위해서는 기계를 사용하는 공장제 대공업의 탄생이 필수적이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마르크스가 공장제 수공업인 매뉴팩쳐(manufacture)---생산력의 관점에서는 봉건적인 수공업이지만, 생산관계의 관점에서는 자본가가 노동자를 형식적으로지배하고 착취한다---를 자본주의의 시발점이라고 불렀다는 점이다.
 
2) 자본주의가 공산주의로 이행할 때도 사회주의라는 이행기가 필요하다. 사회주의의 핵심내용은 노동자계급이 정치권력을 장악함으로써 생산수단을 자본가계급의 독점으로부터 사회의 공동소유로 전환시키고 참여계획경제를 실시하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공산주의의 시발점이다.
 
 
3) 사회주의의 과제:
 
i) 생산의 직접적 담당자들이 자본주의적 착취와 억압으로부터 해방되어 생산을 자율적으로 관리한다. 국가관료층과 전문경영인의 역할은 점차로 축소된다.
 
ii) 생산의 목적이 주민의 필요와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이며, 그 사회의 인적 물적 자원을 계획적으로 이용한다.
 
iii) 주민에 의한 직접민주주의가 더욱 확대된다.
iv) 노동생산성이 자본주의보다 훨씬 더 증가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생산수단과 노동력의 낭비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온갖 사기꾼들과, 퇴폐적인 사업과 상업 및 금융업에 종사하는 비생산적노동자들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온갖 발견과 발명을 사회적으로 광범하게 이용하기 때문이다;
노동시간이 단축됨으로써 개인들이 전면적으로 발달한 개인’(이 사람은 온갖 사회적 기능을 수행할 수가 있다)이 되기 때문이다.
 
v) 노동할 수 있는 모든 주민들은 노동에 참가함으로써 한 사람의 노동시간을 대폭 단축시킨다. 여유시간에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추구하게 됨으로써, 개인들이 전면적으로 발달할 뿐 아니라 정신적 노동과 육체적 노동 사이의 분업이 점차로 사라진다. 예컨대 시계제조공 와트(Watt)가 증기기관을 발명하고, 이발사 아크라이트(Arkwright)가 방적기를, 그리고 보석공 풀턴(Fulton)이 기선을 발명한 것처럼 분업은 사라지게 된다.
 
vi) 연간 총생산물은 다음과 같이 분배된다.
 
생산재는 금년에 마멸되거나 소모된 생산재를 보충하거나, 생산설비를 확대하기 위해;
또한 생산재는 도로, 철도, 학교, 병원, 종합운동장, 공원, 연구소 등의 유지와 확대를 위해;
소비재는 노약자나 아이 등 노동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직접적인 생산활동이 아니라 일반적인 관리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머지는 직접적인 생산활동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노동시간에 따라 분배한다 (물론 노동자들의 창의성과 자발성 및 헌신성이 증진함에 따라, “각자는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받는 체제가 확립되어 갈 것이다).
 
vii) 사회주의의 가장 중요한 역사적 과제는 생산수단의 공동소유, 직접적 민주주의의 확대, 참여계획경제가 정치와 경제 및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자본주의보다 훨씬 더 우수한 결과를 창조한다는 것을 증명함으로써 주민들이 공산주의로 더욱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
 
viii) 소련과 동유럽의 사회주의는 공산주의적 요소가 자본주의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자본주의로 후퇴한 것이다.
4.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제시한 자본주의-->사회주의-->공산주의로 나아가는 역사의 경향성은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다. 왜냐하면 인류의 역사는 어떤 목표로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온갖 우연적인 사건들 속에서 좌충우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에 라도 더욱 나은 사회를 위한 청사진이 제출될 수 있으며, 그 청사진을 둘러싼 투쟁 속에서 사회가 점점 더 포용적인 사회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해방되는 사회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5. 한국이 지금과 같은 사회에서 좀 더 나은 사회로 가는 길 중 하나는 스웨덴식의 사회민주주의를 소화 흡수하는 것일 것이다. 작은 나라이고 전통적으로 평등주의와 연대주의가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다. 소득불평등과 재산불평등을 개선하고 사회보장제도의 확대와 개선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정치적 문화적 투쟁이 노동해방과 인간해방을 위한 전제조건이 될 수도 있다.   



* 출처 및 링크 : 성공회대 민주주의와 사회운동연구소 http://www.democrac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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