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데모스와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투리온 [Vol.372 -
2014/12/23]
1. 포데모스의 등장
지금 스페인은 “역사적인 실험”을 경험하고 있다. [포데모스, Podemos]라는 새로운 정당의 등장 때문이다. “우리는 할 수 있다!”라는 뜻의 스페인어로 명명된 이 정당은 순식간에
보수-진보 양당체제로 지속되어온 정치지형을 무너뜨리고 말았다. 집권여당인 [국민당, PP]과 야당으로 여기에 맞서온 [사회노동당, PSOE]의 장기적인 정치구도를 [포데모스]는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대중”의 지지를 업고 곧바로 제3당의 위치를 넘보면서 집권까지도 노리고 있다.
2. 꽁지머리의 활약
[포데모스]가 스페인뿐 아니라 유럽인들의 깊은 관심까지 불러 모으게
된 것은 이 정당을 이끌고 있는 꽁지머리의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투리온(Pablo Iglesias Turrión) 때문이다. 그는 올해 36세의 대학교수로 좌파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라 투에르카, La Tuerka]의 진행자였는데 현재는 [포데모스]의 당수이자 유럽의회 의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변사처럼 말만 그럴듯하게 늘어 놓는 팔방미인은 아니다. 그는
지적으로 철저하게 다져진 “실천적인 이론가”로서 대중을 상대로 설득력을 지닌 정확한 논리도
구사하고 있다. 그는 스페인 노동자와 농민의 생활을 닮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다. 개혁의 전통은 그의 가계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할아버지는
프랑크의 독재에 맞섰으며 아버지도 진보적 성향의 인사였다. 그는 멋으로 꽁지머리를 하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한다는 의미”로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한다.
3. 탄탄한 지적 기반
그는 30대 초반까지도 이론 정치학 분야의 유능한 교수였다. 마드리드의 [콤플루텐세 대학, Complutense University]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2008년에는
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카롤로스 III세
대학, Universidad Carlos III]과 스위스의 [유로피안
대학원, European Graduate School]에도 수학했다. 그는
대학에서는 “뛰어난 학생”으로 선정되었으며 대학원에서는 정치이론과 정치사상사를 연구했다. 이 분야 외에 매스 미디어와 정신분석학 분야도 전공했으며 다수의 학술논문을 발표하기도 했고 연구저서도
간행했다. 대학 시절에는 “기숙사에서 도서관으로
가는 길만 걸어 다녔던 꽁생원”이었다. 그러면서도 “스페인의
현실을 분석하고 새로운 내일을 위한 과제를 채득할 때까지는 대학의 연구실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 다짐하곤 했다.
4. 새로운 실험
오늘의 이데올로기 지형도에서 보면 [포데모스]는 진보진영에 속한다. 이 점에 대해 그는 이렇게 주장한다. “스페인의 역사와 전통을 아낀다는
점에서 보면 나는 민족주의자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해야 한다는 점에서 보면 세계주의자다. 그러나 세상이 달라져야 하고 더 좋은 미래를 확신한다는 점에서 보면 낙관주의자다. 이런 것이 진보주의라면 나는 기꺼이 그 이름을 받아들이겠다.”
[포데모스]의
가장 중요한 조직 원칙은 당원의 직접 참여와 여기서 행해진 토론을 통해 중요 안건을 결정하는 민중대회의 형식을 취한다는 점이다. 한두 사람의 정치 보스들이 주도하는 정책을 추인하고 따라가는 식의 정당이 아니라 직접 참여와 직접
결정의 정당체제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점에서 지역감정이나 계급갈등 또는 낡은 이념의 깃발로 “전업 정치인”의 연명을 위한 “자리 나눠 먹기
식의 정당”과는 구분되는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포데모스]는 스페인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새로운
정당으로 그 파문을 점점 넓혀가고 있다. (끝)
원문출처:한국공동체문화연구소 http://www.ccri.or.kr/sub/weekly_focus.php?default=0&page=1&mode=view&idx=470&PHPSESSID=3228f9dfdbc37fb38cb19c7719c1fae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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