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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데모스의 로고 중 여러개의 원이 겹쳐있는 ‘O’는 대졸 출신 청년, 노동자,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1000개의 협의회인 “서클”을 의미한다. 그리스 급진좌파연합 시리자의 총선 승리 소식에 이어 스페인의 신생 좌파 정당인 포데모스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14년 1월 창당 후 같은 해 5월에 치러진 유럽의회 총선에서 8%의 득표율로 총 54석 중 5석을 확보했고 2014년 말 정당지지율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우위를 보여 현재 제1야당인 사회주의노동당(PSOE)과 집권당인 국민당(PP)을 제치고 올해 말 스페인 총선에서 집권당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민주주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1931년 공화정부를 세운 후, 1936년 좌파와 우파 정부가 번갈아 가며 집권하는 혼란한 정국을 틈타 프란시스코 프랑코가 이끄는 군대가 쿠데타를 시도했다. 이는 프랑코의 반란군과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공화진영 간의 내전으로 발전했다. 교회와 대지주, 대자본의 지지를 받은 프랑코 반란군에 맞서 스페인의 공화정부를 지키기 위해 세계 50개국의 젊은이들은 국제좌파연대 조직, '국제여단'이라는 이름으로 자원해서 참전했다. 국제여단의 참전은 스페인 내전에서 민주적 공화정부가 붕괴하면 유럽 전역에 파시즘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4년간의 내전은 많은 상흔을 남기고 반란군의 승리로 끝나며 1939년부터 프랑코 독재정권은 독일 나치와 이탈리아 파시스트 정권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1975년까지 36년간 반체제 인사를 잔인하게 탄압하며 독재 제체를 유지했다. 1975년 프랑코의 사망으로 독재 체제가 종식되고 1982년 사회주의노동당(PSOE)이 집권할 때까지를 스페인의 민주주의로의 이행기로 본다. 민주주의 이행기 동안 프랑코 체제 내에서 개혁을 주장했던 온건우파는 온건좌파와 과거 독재정권에 대한 청산보다는 '과거를 잊고, 미래를 위해' 협력하기로 하며 정의와 진실을 묻은 채 화해하기로 한다. 그 결과 1977년 사면법을 제정해 내전과 내전 이후 전범과 정치범을 모두 사면했다. 이후 국민당(PP)과 사회주의노동당(PSOE)은 전통적으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며 양당체제를 굳혀왔다. 2009년 의회 선거에서만 해도 양당은 80% 지지도를 얻었지만 2014년 포데모스는 창당 4개월 만에 8%의 지지율을 받으며 30년동안 지속된 스페인의 사회주의노동당(PSOE)와 국민당(PP)의 양당체제를 흔들며 정치지형을 바꾸고 있다. 포데모스의 출현 그림 1. 2011년 5월 20일 마드리드 뿌에르따 델 솔 에 모인 시민, Puerta del Sol, 20 May 2011, by Julio Albarran 포데모스의 뿌리는 2011년 5월 15일 정부의 긴축정책에 반대해 마드리드에서 열린 ‘분노하라'시위(15-M 운동)에서 찾을 수 있다. 2011년 당시 집권당이었던 사회주의노동당(PSOE) 정부는 노동시장을 자유화하고 긴축정책을 시행해 경제가 침체되었다. 이 당시 40%이상의 청년 실업률문제, 장기주택 대출자들이 은행 대출을 갚지 못해 강제 퇴거조치를 당하는 것에 반발하며 젊은이들의 주도로 점거농성이 진행되었고 이 운동은 스페인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15-M 운동에서 주장했던 것들은 다음과 같다. “자본없는 민주주의!”, “PSOE와 PP 다같은 쓰레기!”, “너희들이 우리들의 꿈을 방해한다면, 우리는 너희들의 잠을 방해할 것이다!”, “모든 권력을 총회로!”, “문제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문제는 자본주의다!”, “일자리가 없다, 집이 없다, 두려움도 없다!”, “노동자들이여 깨어나라!”, “ 월 600유로, 지금 그것은 폭력이다!” 하지만 15-M운동의 결과는 2011년 11월에 진행된 총선에서 집권당이 사회주의노동당(PSOE)에서 국민당(PP)으로 바뀌었을 뿐 긴축정책은 지속되었다. 더구나 국민당(PP) 집권이후 고용문제는 점차 악화되어 실업률은 증가했고 의료보험, 의료기관의 민영화가 추진되었다. 당시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80%가 15-M운동의 뜻에 공감하고 있었지만 표는 기존 양당으로 집중되었다. 이에 15-M운동에 참가했던 지도자들이 모여 대중운동만으로는 사회를 바꾸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15-M운동의 대의를 담아 정치 세력화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정치권력을 잡을 수 있는 정당으로 포데모스를 창당했다. 사회운동에 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포데모스의 많은 정책들은 다양한 사회운동 내부에서 출현한 요구들의 접합을 통해 구성되어 있다. 이는 포데모스의 창립선언 제목인 “행동하자: 분노에서 정치적인 변화로의 전환”에도 잘 드러나있다. 포데모스 대표와 강령 그림 2. 포데모스 대표, 파블로 이글레시아 포데모스 대표 파블로 이글레시아스는 35세로 마드리드 콤플루텐세대학의 정치학자이다. 그는 스페인 공산당에서 14년간 청년당원으로 활동하면서 일찍부터 정치 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젊은 나이임에도 정치 경력이 적지 않다. 이글레시아스는 2003년부터 마드리드 노동자 동네에서 대중을 위한 정치 교육으로 지역대안 라디오 <라투에르카>를 진행하며 논평과 인터뷰를 시작으로 이후 민영방송사와 보수방송사의 정치토론에 참여해 국민당의 우익 이데올로기와 정책에 논쟁으로 맞서 싸워 기성 정치에 대한 비판과 긴축 정책과 은행권 구제 반대, 부채 탕감등을 주장하면서 지지율을 높여갔다. 하지만 카리스마 있는 지도력으로만 포데모스가 민중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포데모스가 바꾸고자 하는 스페인의 모습을 담은 강령 또한 그 이유이다. 포데모스의 강령은 총 6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경제를 회복하고, 평등, 자유, 주권, 환경 보호 등의 가치를 실현하고 진정한 참여적 민주주의 건설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래는 포데모스의 강령에서 주요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1. 경제를 회복하고 민주주의를 건설한다 -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기업이 이익을 내고 있을 경우 정리해고를 금지하며 기업내 의사결정과정에서 노동자의 참여를 늘려 민주주의를 강화한다. - 근무시간을 주당 35시간으로 단축하고 정년퇴직 연령을 60세로 조정한다. - 시민이 직접 참여해 공공부채와 개인부채를 감사하고 부정당한 부채 부분은 채무불이행 조치를, 그 이외의 부채에 대해서는 재조정한다. - 부의 재분배를 위한 공정한 세금정책을 위해 법인세와 고소득자의 세금을 올린다. 2. 자유를 보장하고 민주주의를 건설한다 -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정치참여에 대한 자유를 보장하고, 모든 종류의 차별을 철폐한다. - 여성과 성소수자, 아동의 안전과 자유를 보장한다. 3. 평등을 보장하고 민주주의를 건설한다 - 노동현장에서 여성과 남성의 노동에 대한 동등임금을 지불하고 동등한 기회를 보장한다. - 의료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로 민영화를 허용하는 법을 철폐하고 평등하게 의료를 보장받을 수 있는 무상의료를 실시한다. - 보편적인 교육,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는데 기여하는 참여적 교육을 실시하고, 학생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유럽 내의 소수 민족의 언어를 보호하며 교육 민영화를 금지한다. 4. 우애를 실현하고 민주주의를 건설한다 - 이주민의 권리를 존중하고 이주민의 지위를 개인이나 기업이 악용하지 못하도록 한다. - 평화 수호를 위해 스페인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탈퇴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고 갈등지역에 대한 군사개입을 반대한다 5. 주권을 회복하고 민주주의를 건설한다 - 주권을 존중하고 초국적기업의 이익이 아닌 지역의 중소기업을 발전시키는 방향을 모색한다. - 거시경제적인 결정과정은 공청회를 거쳐 국민투표를 통해 진행한다. - 국민투표가 필요한 경우 국민투표를 보장하고 국민의 민주적 참여없이 승인된 정책을 철회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한다. 6. 영토를 회복하고 민주주의를 건설한다. - 수자원은 공공자원으로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관리해야 하며 민간이 전용할 수 없도록 한다. - 식량주권과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현하고 농다양성을 보호한다. - 유럽 내 GMO를 금지한다. -기후변화를 막기위해 온실가스 배출감축에 대한 법적구속력이 있는 정책을 개발한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55%를 2050년까지 95%감축을 목표로한다. - 프래킹, 바이오연료 수입, 에너지를 위한 토지약탈을 금지한다. 포데모스 지도자들은 기존 좌파는 추상적 분석, 현학적 인용, 애매한 언어에 갇혀 있기 때문에 국민을 설득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포데모스는 목표를 대중이 이해하기 쉽도록 표현하기 위해 '프롤레타리아'나 '자본주의 타파'라는 말이 아닌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세력과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세력으로 나눠 상위 1%와 나머지 99%의 논리로 대중에게 다가갔다. 또한 대졸 출신 청년, 노동자,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1000개의 협의회('서클'이라고 부름)를 전국적으로 구성해 강령을 전파했다. 포데모스의 직접민주주의 그림 3. 포데모스의 '시민총회' 8천명이 마드리드에 있는 팔라시오 비스탈레그레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강령에서도 알수 있듯이 포데모스는 국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늘려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한다. 이러한 목표는 정당 내에서 먼저 시작한다. 지난해 9월부터 두 달간 진행된 “시민총회”에서 직접민주주의 문화를 만들려는 노력이 보인다. 지난해 시민총회는 포데모스의 구성, 운영, 향후 선거 후보를 결정하기 위해서 열렸다. 당원들은 직접 참가를 통해 토론을 거쳐 의사결정권을 행사하고 직접 현장에 참가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온라인으로 시민총회를 생중계해 현창 참여가 힘든 이들은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서클은 빈번하게 대규모 모임을 열어 토론을 진행하고 15-M운동 당시 스페인의 광장을 점검했던 것처럼 광장에서 대규모 모임을 가지기도 한다. 서클은 지도자도 회비도 없는 시민들의 모임으로 참가자가 가장 관심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토론한다. 참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포데모스는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 온라인 도구를 활용해 사람들이 의견을 제출하고 투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향후 전망과 과제 포데모스의 향후 행보는 올해 말 총선에서 집권 여부에 주목이 된다. 2014년 엘파이스지 11월 정당 지지율 설문조사에 따르면 포데모스가 27%로 가장 높았고 사회주의노동당이 25.5%로 뒤쫓고 있었으며 국민당이 20%로 가장 낮았다. 포데모스가 20%정도의 부동층의 표를 얻게 되면 집권당도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포데모스의 움직임은 유럽의회 선거 당시와 올해 총선에 대한 준비과정에서 정책적 제안들이 조금씩 후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사회민주주의로 가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다. 텔레수르 보도에 따르면 크게 정부 부채, 최저임금, 그리고 연금에 대해 제안의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첫째로, 5월 유럽의회 선거 당시 정책에서는 포데모스가 국민이 참여하는 독립적인 주체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부채를 감사하고 부정당한 부분이 있다면 부채를 탕감하는 것, 구조조정을 통해 협상해야 할 부채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이는 유럽연합 체제에 맞추기 위해 변경한 스페인 헌법 135조를 철폐하는 부분까지 포함했지만, 최근 인터뷰와 정당 문서에 따르면 부채에 대한 정책 제안을 보면 유럽과 스페인의 부채를 구조조정하는 부분에 대한 언급만 있을 뿐 헌법 135조를 철폐한다는 부분은 포함되지 않았다. 두번째로, 작년 모든 국민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최저임금을 제안했지만 현재는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최저임금을 제안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은퇴 시기를 현행 67세에서 60세로 낮추고 근무시간을 주당 35시간으로 줄이는 정책이었지만 현재는 근무시간 감축에 대한 언급을 사라지고 은퇴 시기도 65세로 재조정되었다. 시간이 변함에 따라서 정책의 변화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정책의 변화가 있다면 그 변화의 근거가 무엇인지에 대해 국민에게 설명하는 과정 또한 필요할 것이다. 포데모스는 기성 정치에 대해 대중의 불만이 폭발했던 2011년 사회운동의 힘을 이어받아 정당으로 탄생했고 현재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고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서클’이라는 지역협의회를 계속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또한 변화하는 소통 방식에 맞춰 페이스북, 트위터, 다른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지리적인 제약으로 직접 참여가 어려운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 반면에 총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처음 설정했던 목표나 정책의 후퇴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아직 포데모스의 향후 행보에 대해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은 많다. 앞으로 포데모스가 그 뿌리를 잊지 않고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작성: 황정은(ISC 사무국장) 참고자료 PODEMOS DOCUMENTO FINAL DEL PROGRAMA COLABORATIVO http://podemos.info/wordpress/wp-content/uploads/2014/05/Programa-Podemos.pdf 스페인 포데모스, 남유럽 ‘볼리바리안 운동’의 시작인가, 참세상, 2014.07.18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79444 분노한 스페인 시민 수백 만명, 왜 거리로 나왔나, 오마이뉴스, 2013.05.28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69995 스페인 ‘분노한 사람들’의 당 ‘포데모스’, “좌파돌풍은 이제 시작”, 참세상, 2014.06.02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78448 Podemos: Politics by the people, Redpepper, 2015.02 http://www.redpepper.org.uk/podemos-politics-by-the-people/ Spain's Alternative Political Party Podemos Is Growing in ‘Circles', GlobalVoice, 2014.09.05 http://globalvoicesonline.org/2014/09/05/independent-political-party-podemos-spreads-across-spain/ 정치동향, KOTRA, 2014.12.30 http://www.globalwindow.org/quasar_jsp/inc/gw_downloadpdf.html?fileName=/gw_files/NationPDF/101036/101036_102_5068923.pdf 망각에서 기억으로 침묵에서 청산으로, 한겨레 21, 2013.10.04 http://h21.hani.co.kr/arti/world/world_general/35475.html 그리스, 스페인의 새 정치세력이 성공한 이유, 프레시안, 2015.02.05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23792 Is Podemos Slowly Moving Towards Social Democracy?, Telesur, 2014. 12. 07 http://www.telesurtv.net/english/opinion/Is-Podemos-Slowly-Moving-Towards-Social-Democracy-20141208-0019.html 반파시즘 서계연대, 국제여단이 일깨운 것, 한국일보, 2014.12.15 https://hankookilbo.com/v_print.aspx?id=52a6b3091d3942f38d67b8ba2a9065a5 이베리아반도에서 미래 없는 비정규직 젊은이들이 혁명의 기치를 들다, 해방, 2011.11.11 http://hb.jinbo.net/renew/html/main/list_view.htm?ptype=view&prdcode=1202070006&catcode=112000&brand=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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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14일 일요일
국제전략연구소 포데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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